[2025 유통결산] 혈맹·초저가·속도전…유통가 ‘생존 전면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2025 유통결산] 혈맹·초저가·속도전…유통가 ‘생존 전면전’

투데이신문 2025-12-30 10:55:20 신고

3줄요약
2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지마켓 제임스 장 대표가 오프닝 발표를 하고 있다.ⓒ투데이신문
2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지마켓 제임스 장 대표가 오프닝 발표를 하고 있다.ⓒ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올해 국내 직구 시장은 점유율 1위 알리바바와 4위 지마켓이 손을 잡으며 ‘국경 없는 쇼핑 시대’의 종지부를 찍었고, 무한 증식하던 편의점 점포 수는 사상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단순히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싸움을 넘어 기존의 성공 공식을 폐기하고, 유통업의 본질을 다시 정의한 구조적 재편의 한 해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경 넘은 ‘신(新) 혈맹’… 쿠팡 아성에 도전장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가장 큰 충격파는 지난 9월 출범한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이었다. 국내 직구 시장 1위(알리)와 4위(지마켓)가 손을 잡으며 합산 점유율은 단숨에 41%까지 치솟았다. 사실상 시장 절반 가까이를 장악하는 ‘거대 공룡’의 탄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데이터 독점 우려를 들어 ‘3년간 소비자 데이터 교환 금지’라는 조건을 달아 승인했지만, 시장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지마켓은 2026년을 재도약 원년으로 선포하고, 셀러·소비자·인공지능에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특히 알리바바의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셀러 60만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직구’ 전략은 지마켓에 새로운 킬러 콘텐츠가 됐다.

국내 업체끼리의 ‘내실형 동맹’도 눈에 띈다. 창사 10주년을 맞은 컬리가 네이버와 손을 잡고 선보인 ‘컬리엔마트’가 대표적이다. 컬리는 4000만 네이버 이용자에게 노출되며 고객 기반을 넓히고, 네이버는 신규 투자 없이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윈-윈’ 구조를 만들었다. 독주하는 쿠팡에 맞서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플랫폼들이 합종연횡하며 판을 흔든 셈이다.

서울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투데이신문 
서울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투데이신문 

대형마트의 반격 “더 싸게, 더 가깝게” 본질로의 회귀

정용진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은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필두로 ‘오프라인 초격차’에 집중했다. 이커머스에 밀려 점포를 줄여오던 기존 기조를 완전히 뒤집고, 신규 출점과 대대적인 리뉴얼로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 모았다.

식음료 기능을 강화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과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마곡·구월점 등이 대표적인 승부수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을 겨냥한 초저가 마케팅도 빛을 발했다. 전 상품 5000원 이하 PB상품으로 구성된 자체 브랜드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와 매장 내 균일가 코너 ‘와우샵(WOW SHOP)’은 100% 해외 직소싱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이소 등에 분산된 생필품 수요를 흡수하며 집객력을 증명했다.

롯데마트는 배송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월 2900원의 구독료로 무제한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제타패스(ZETTA pass)’를 출시하며 쿠팡의 로켓프레시에 정면 도전했다. 내년 상반기 가동될 영국 오카도 협력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앞두고 충성 고객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롯데 역시 네이버와 손잡고 온라인 신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 롯데’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이같은 전통 강자들의 반격 이면에는 오프라인 채널 전반의 위기감이 깔려있다. 한때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 속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한 채 벼랑 끝 위기에 놓였다. M&A(인수합병) 절차를 밟았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충격을 안겼다. 이는 단순한 한 기업의 몰락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속도 경쟁에 적응하지 못한 오프라인 채널 전반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장과 같다.

최근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이제는 외형 성장이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데이신문
최근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이제는 외형 성장이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데이신문

편의점의 변신 “점포 수 줄어드는데 립스틱만 팔겠나”

편의점 업계도 올해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그간 편의점 성장의 공식이었던 점포 확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편의점(3사) 점포 수는 4만7826개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지난 수년간 꾸준히 오르던 점포 증감률이 올해 4월(4만8480개)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하며 양적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절박함은 ‘비식품’과 ‘퀵커머스’로의 가파른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2030 세대를 겨냥해 뷰티·패션 카테고리를 대폭 키웠다. 마녀공장, 손앤박 등 인지도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3000원대 가성비 색조 라인과 ‘무신사 스탠다드’ 의류 입점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일부 채널에서만 판매되던 건강기능식품도 편의점 매대에 진입했다.

편의점업계에서 퀵커머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퀵커머스 시장이 4조원대로 급성장하면서 편의점 3사는 온라인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기존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이어 올해는 3사 모두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하며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 네트워크를 완전히 확보했다. 이를 통해 점포 수 감소라는 물리적 위기를 퀵커머스 배송망과 2만여 종의 상품 경쟁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영토 확장도 거셌다. CU는 업계 최초로 미국 본토(하와이) 진출을 선언했고, GS25는 베트남과 몽골에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며 오는 2027년 해외 1500호점 시대를 예고했다. 국내 시장의 포화와 점포 감소세를 글로벌 시장의 ‘K-편의점’ 표준화로 정면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