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후보자 “내란은 헌정사에서 분명히 잘못된 일...민주주의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12·3 불법계엄 옹호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2·3 불법계엄 옹호 논란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은 헌정사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이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며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판단이 부족했고,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서 용기 있게 행동하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두고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국민 앞에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면 공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말이 아니라 행동과 결과로 사과의 무게를 증명하겠다”며 “계엄으로 촉발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분명히 단절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비판 여론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드린 말씀으로 갈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재정 기조와 관련한 질의에는 “별도의 시간을 갖고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이 후보자의 용납할 수 없던 내란 발언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좀 더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인사권으로 지명할 수 있지만 충분히 자기 실력을 검증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 검증도 통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보수 진영 인사 발탁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절박함이 담긴 인사”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30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팀 진용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게 필요하다”며 “그래야 새로운 성장 동력이 발굴되고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