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기 스타트업의 등용문으로 꼽히는 ‘제2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IR DAY: THE PITCH(이하 더 피치)’에서 할랄 K-뷰티를 앞세운 (주)래이디케이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단순히 ‘될성부른 떡잎’을 넘어, 이미 시장에서 증명된 매출 지표와 유통 장악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지난 12월 10일 서울 코엑스 스파크플러스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Seed부터 Pre-A 단계의 초기 유망 기업들이 격돌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최한 만큼 심사위원진의 면면도 화려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 조민식 한국엔젤투자협회장,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등 국내 투자 생태계의 '키 플레이어'들이 대거 참여해 날 선 검증을 이어갔다.
래이디케이의 우승 비결은 철저하게 '실행력'에 방점이 찍혀 있다. 브랜드 ‘엘솔레(LSOULLE)’를 론칭한 지 불과 2년 만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요 무슬림 국가를 포함해 인도, 베트남 등 총 8개국에서 탄탄한 유통망을 구축했다.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말레이시아의 대형 헬스&뷰티(H&B) 체인 ‘왓슨스’에 입점을 완료하며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글로벌 K-뷰티 유통 공룡인 ‘실리콘투(Silicon2)’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안착한 대목은 래이디케이가 가진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장 심사단 사이에서는 "초기 기업이 흔히 빠지기 쉬운 '희망 고문'식 지표가 아니라, 실제 매출과 파트너십으로 사업 성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엘솔레의 핵심 경쟁력은 '할랄'과 '비건'의 동시 인증이다. 무슬림 인구 비중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에서 이 두 키워드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래이디케이는 이를 기반으로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현지 무슬림 인플루언서들과 밀착 소통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김민정 래이디케이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K-뷰티 브랜드 중 드물게 할랄과 비건 이중 인증을 확보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넓은 지역에서 신뢰받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며 “글로벌 뷰티 시장의 할랄·비건 카테고리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초기 스타트업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스케일업 과정에서 거대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과의 정면 승부를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이번 ‘더 피치’ 우승으로 래이디케이는 후속 투자 유치 연계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다.
우승 기업 특전으로 제공되는 ‘2026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글로벌 비즈니스 트립(아시아)’ 참여 기회는 해외 시장 확장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래이디케이는 이를 통해 현지 파트너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글로벌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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