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이나 당시는 제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이후 12·3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던 전력이 논란이 되자, 이 후보자는 지명 후 이틀 만에 ‘단절과 청산, 그리고 통합’이란 제목의 원고를 작성해 읽어내려갔다.
이 후보자는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오늘 솔직히 고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후보자의 발언 전문이다.
1년 전 엄동설한에 내란극복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입니다.
그러나 당시는 제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에 매몰되어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오늘, 솔직히 고백합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판단 부족이었고,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서 용기 있게 행동하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두고 있는 지금,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 앞에 먼저 사과하지 않는 공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추운 겨울 하루하루를 보내시고 상처받으신 국민들, 저를 장관으로 또 부처의 수장으로 받아들일 공무원들 모든,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이 정부의 제안을 받았을 때, 저는 결코 개인의 영예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평생 쌓아 온 경제 정책의 경험과 전문성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단 한 부분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저에게 내려진 책임의 소환이며 저의 오판을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과 결과로 이 사과의 무게를 증명하겠습니다.
계엄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미래와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온몸으로 헌신하신 민주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