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부터 24일까지 약 1조4069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소기업대출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실제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10월에는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5조원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연말 대출상환이 증가하며 대출 잔액 증가폭은 11월 1조4909억원까지 축소되는 흐름을 나타내다 이달 들어 감소로 전환했다.
중소기업대출 감소의 배경에는 고환율이 거론된다. 환율이 상승하면 은행권의 외화자산 평가액이 늘어나 RWA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주주환원의 핵심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환율로 건전성 지표 관리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 중소기업대출은 위험가중치가 높게 적용돼 은행권에서 더욱 보수적으로 취급하게 됐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기조에 따라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도 거론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은행지주의 경우 생산적 금융 및 포용금융 실천을 위해 각각 80~110조원 규모계획을 이미 발표한 상태”라며 “국민성장펀드와 그룹자체 투자분은 향후 5년간 연 평균 20조원 규모로 위험가중치 250% 적용시 연간 보통주자본비율 28bp 내외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말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욱 경직될 전망이다. 기업대출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이자부담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기업대출 금리는 연 4.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3.96%)과 비교해 0.1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5월(4.16%) 이후 다시 4%대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대출 금리 상승에 대해 “기업대출의 경우 양도성예금증서(CD) 90일물이나 은행채 단기물이 지표금리인데, 11월 들어 CD 금리가 0.14%포인트, 은행채 단기물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이 같은 시장 지표 금리 상승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한 달 새 0.18%포인트 급증한 4.14%까지 치솟았다. 대기업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반면, 중소기업은 은행 차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 상승은 더욱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향후 대출금리는 지속 상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지난주까지 장단기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12월에도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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