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천무 3차 실행계약… 5조 6000억 원 규모

2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군사 박물관에서 열린 '천무 3차 실행계약 체결식‘에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왼쪽 네번째)이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 (왼쪽 다섯번째부터) 아르투르 쿱텔 폴란드 군비청장, 이용철 방사청장, 피오트르 보이첵 WB그룹 회장, 원종대 국방부 자원관리실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뉴스락]

[뉴스락]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0일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km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단순 직수출 방식이 아닌 현지 파트너십을 통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월 폴란드 방산기업 WB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와 공동 출자해 합작법인(JV) ‘한화-WB 어드밴스드 시스템(HWB)’을 설립했다. 이번 3차 실행계약에 따라 HWB는 폴란드 현지에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해 CGR-080을 생산하고 이를 폴란드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 지원이 주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강훈식 비서실장을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해 폴란드에 파견했다.

당시 강 실장은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을 예방해 양국 간 방산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고 연내 현지 생산 계약이 성사되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월에도 UAE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 실장을 중동 지역 방산 특사로 파견해 150억 달러 이상의 수출 토대를 마련하는 등 ‘방산 세일즈’에 공을 들여왔다.

29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 군사 박물관에서 진행된 계약 체결식에는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1차장,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원종대 국방부 자원관리실장 등이 자리했고, 폴란드 측에서는 코시니악 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장관, 파베우 베에다 국방부 차관 등이 배석했다.

서명식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아르투르 쿱텔 군비청장, 피오트르 보이첵 WB그룹 회장이 직접 참여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축사에 나선 강훈식 실장은 이번 계약이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선 산업 협력의 고도화임을 강조했다.

강 실장은 “천무 3차 계약은 양국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세워 함께 생산하는 방식”이라며 “정치·경제·안보 분야에서 발전해 온 양국 관계가 방위산업 협력을 통해 더 높은 단계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에서 시작된 신뢰가 산업으로 이어지고 미래 세대 간 협력으로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폴란드 정부와 천무 발사대 및 유도미사일 수출을 위한 기본계약(Framework Contract)을 체결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 약 5조 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 2024년 약 2조 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맺으며 순차적으로 물량을 공급해 왔다.

이번 3차 계약은 최근 유럽연합(EU)이 역내 방위산업 보호를 위해 조성한 ‘세이프(SAFE)’ 기금 등으로 인한 유럽 방산 블록화 흐름 속에서 이뤄낸 성과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K-방산이 대한민국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