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집 안에서 쓰는 물건이 하나둘 늘어난다. 수납함, 주방용기, 생활소품처럼 새로 들이는 물건이 많아질수록 공통으로 마주치는 불편도 있다. 바로 제품에 붙어 있는 스티커다. 가격표나 바코드, 사용 주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는 깔끔하게 쓰고 싶은 마음과 달리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모서리를 들춰보면 종이만 찢어지고, 끝내 손톱으로 긁다 보면 표면에 끈적한 자국만 남는다. 물티슈나 세제를 써도 번지듯 남아 더 지저분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냉동실에 넣는 것만으로 달라진다
스티커 제거가 어려운 이유는 접착제 때문이다. 스티커에 쓰이는 접착제는 손으로 누르기만 해도 붙도록 만들어진 감압 접착제다. 상온에서는 말랑한 상태를 유지하며 표면의 미세한 틈을 채운다. 그래서 처음 붙일 때는 쉽게 밀착되지만, 떼어낼 때는 끈적임이 남는다.
이때 냉동실을 사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스티커가 붙은 제품을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둔다. 꺼내자마자 가장자리부터 천천히 들어 올리면 힘을 거의 주지 않아도 스티커가 한 장으로 떨어진다. 종이가 찢어지지 않고, 접착제 자국도 거의 남지 않는다.
온도가 내려가면 접착제를 이루는 고분자 분자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점성이 줄고 탄성이 사라지면서 표면을 붙잡는 힘도 약해진다. 냉동실의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접착제가 딱딱해지고 끈적거림이 사라진다. 이 상태에서 떼어내면 표면 손상 없이 제거가 가능하다.
열을 이용해 접착력을 풀어낸다
냉동실에 들어가지 않는 물건도 많다. 큰 수납장, 가전제품, 벽면에 붙은 스티커는 다른 방식이 요구된다. 이때는 열을 이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헤어드라이어로 스티커 부분에 따뜻한 바람을 3분에서 5분 정도 쐰다. 너무 뜨거운 바람은 플라스틱 변형을 부를 수 있어 적당한 온도가 좋다.
열을 받으면 접착제가 다시 말랑해진다. 이 상태에서 신용카드나 플라스틱 헤라로 가장자리부터 살살 밀어 올리면 종이가 찢어지지 않고 떨어진다. 금속이나 도색된 표면도 칼날 대신 카드처럼 부드러운 도구를 쓰는 게 안전하다.
유리병이나 컵처럼 열에 강한 소재라면 뜨거운 물을 사용할 수 있다. 찬물에서 시작해 점차 뜨거운 물을 붓거나, 뜨거운 물수건을 스티커 위에 올려둔다. 몇 분만 지나도 접착제가 느슨해져 쉽게 제거된다. 병 라벨 제거에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남은 끈적임은 오일이나 알코올로 정리
스티커는 떨어졌지만, 표면에 끈적임이 남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오일 성분이 도움 된다. 집에 있는 식용유나 올리브유, 선크림을 화장솜이나 천에 묻혀 문지르면 접착제가 유화되며 닦인다. 손소독제나 알코올도 같은 원리다. 알코올은 휘발성이 있어 마무리가 깔끔하다.
문지를 때는 한 방향으로 천천히 닦는다. 여러 번 문지르기보다는 오일을 소량 더해 충분히 녹인 뒤 닦아내는 방식이 좋다. 마무리로 마른행주로 한 번 더 닦으면 미끄러운 잔여감도 남지 않는다.
치실이나 신용카드를 쓰는 방법도 있다. 얇은 치실을 스티커 아래로 밀어 넣어 톱질하듯 움직이면 표면 손상 없이 분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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