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1상 앞둔 파이메드바이오 “암·섬유증 공통 스위치 찾아…혁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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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1상 앞둔 파이메드바이오 “암·섬유증 공통 스위치 찾아…혁신 도전"

이데일리 2025-12-30 08:3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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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암과 섬유증, 두 난치성 질환을 동시에 겨냥하는 ‘하나의 스위치’를 처음으로 입증했다."

파이메드바이오가 암과 섬유증을 관통하는 공통 병리 신호를 실험적으로 규명하며 차세대 이중 적응증 신약 플랫폼 개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 중심에는 세포 내에서 병적 신호를 한데 모아 핵으로 전달하는 허브 단백질, 핀원(Pin1)이 있다.

파이메드바이오는 앞서 핀원이 종양 성장, 재발, 전이 등을 관장하는 암줄기성(암의 씨앗) 핵심 조절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에 섬유증 역시 같은 핀원 신호회로를 공유한다는 점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5일 회사에 따르면 파이메드바이오는 PMB-212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은 내년 개시할 예정이다. 규모는 약 36명, 임상결과보고서(CSR) 까지 약 1년 안팎을 전망한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입증되면 켈로이드 등의 섬유증을 적응증으로 임상 2상 진입계획을 세웠다. 이와 별개로 파이메드바이오는 경구 제형의 섬유증 치료제 개발을 동시 진행 중이다.

이데일리는 최근 노성구 파이메드바이오 대표를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핀원 신약을 통해 항암과 항섬유화 분야가 각기 분리돼 있던 기존 신약개발의 경계를 허물며 하나의 타깃으로 두 질환을 동시에 정조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노성구 파이메드바이오 대표(이학박사)가 지난 10월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 세포실험 건너뛰고 동물실험 직행…'예상' 적중

노성구 파이메드바이오 대표는 "핀원은 암뿐 아니라 섬유증에서도 동일한 병리 신호를 발현한다"며 "질병이 발생하면 동일한 신호전달 경로가 동시에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핀원은 세포 내에서 여러 병적 신호를 핵으로 전달하는 단백질로, 일종의 ‘스위치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암에서는 종양 성장 신호와 줄기세포 특성을 강화하고, 섬유증에서는 과도한 세포 증식과 콜라겐 축적을 유도한다. 즉, 암의 공격성과 섬유증의 경직성을 키우는 공통된 기제가 결국 하나의 신호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파이메드바이오 연구진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통상 신약개발은 '세포 수준 검증 → 동물실험 → 임상' 단계로 올라가는 계단식 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회사는 세포실험 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생체 적용 여부를 확인하는 동물실험에 착수했다.

노 대표는 "핀원의 병리기전은 이미 학계에서 충분히 검증된 영역"이라며 "핵심은 '실제 생체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동물실험에서 바로 승부를 보자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핀원을 억제하자 섬유화가 눈에 띄게 완화되고, 염증지표가 빠르게 안정화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 손상됐던 조직이 정상 구조로 회복되는 과정도 관찰됐다.

그는 "섬유증 모델에서 핀원을 차단한 뒤 조직 슬라이드를 확인하는 순간 확신을 얻었다"며 "염증과 섬유화가 풀릴 뿐만 아니라 조직 회복까지 나타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세포실험을 건너뛴 것이 모험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암과 섬유증, 공통 병리 스위치 찾아



파이메드바이오의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핀원이 암–섬유증 간 공통된 병리 스위치로 작동한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있다.

학계에서도 암과 섬유증의 신호경로가 부분적으로 유사하다는 발견은 있었지만, 이를 신약개발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해석하고 직접 증명한 사례는 없다.

노 대표는 "암은 재발·전이 과정에서 조직의 경직성과 미세환경 변화를 동반하는데, 이 과정이 섬유증의 병리와 상당히 닮아 있다"며 "핀원을 표적으로 삼으면 두 질환의 치료 접근을 동시에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섬유화가 항암 치료 불응의 핵심 원인이라는 점이다.

암이 진행되면서 종양 주변 조직이 딱딱해지고 섬유화가 심해지면 △면역세포 진입이 막히고 △약물이 침투하지 못하며 △종양 미세환경이 '비반응적 상태'(콜드튜머, Cold Tumor)로 굳어진다. 섬유화에 따른 콜드튜머 상태에선 항암제, 면역항암제를 구분하지 않고 치료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즉 섬유화를 조절하지 못하면 항암 치료의 한계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 섬유화–항암 불응 해결…새로운 시장 열린다

파이메드바이오는 핀원을 기반으로 한 신약 플랫폼을 이중 적응증 적략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암에서는 재발·전이를 억제하는 잔존질환 치료제로 섬유증에서는 과도한 조직 경화를 풀어주는 항섬유화제로 개발 가능성이 제시된다. 섬유화를 먼저 조절하면 항암제가 다시 듣는 반응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섬유증은 폐·간·신장 등 장기별로 형태가 다양해 치료제 개발이 복잡한 영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일 타깃 기반 플랫폼 전략이 유효해질 경우 여러 장기에서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도 높다. 섬유증 신약 시장은 장기 하나만 놓고 봐도 수조 원대 규모이며 항암제는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크다.

여기에 암 치료 불응의 핵심 병리(섬유화)를 풀어내면서 동시에 항섬유화·항암제를 아우르는 플랫폼이 등장할 경우 사업적 가치 역시 단일 적응증 대비 몇 배로 확대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노 대표는 "이번 연구는 하나의 타깃으로 암과 섬유증을 모두 겨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증한 단계"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폐섬유증·간섬유증 등 적용 질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암 재발 억제제이면서 동시에 항섬유증제로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글로벌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이번 연구가 확장성 있는 신약개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노 대표는 고려대학교 화학 학사 및 물리화학 석사를, 미국 UC 샌디에이고에서 의약화학 박사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LG생명과학을 거쳐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창업했다. 그는 2건의 기술이전과 1건의 신약 승인을 이끌어낸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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