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보좌관이 서울시의원 김경 후보자로부터 금품 1억 원을 전달받은 정황을 당시 곤천관리위 간사였던 김병기 원내대표에게 토로한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29일 MBC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서울시당의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후보 공천이 한창이던 지난 2022년 4월 21일 김병기 당시 공관원 간사가 공관위원이던 강선우 의원을 의원실로 불러 이 상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선뜻 믿기 어려운 행동이다. (금품을) 바로 돌려주든지, 사무국장에게 맡기든지, 공천 배제, 컷 오프해야 되겠다 그러면 돌려줬어야 하는데, 그런 것 전혀 없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1억, 이렇게 돈을 받을 걸 지역 보좌관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걸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 질책에 강 의원은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 대화에서 금품을 건넨 것으로 언급된 인물은 당시 강선우 의원 지역구인 강서구에서 서울시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김경 현 서울시의원이다.
김병기 의원은 "김경 그분에 대해 공관위원으로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법적인 책임뿐만 아니고 도덕적 책임, 공관위 전체에 대한 신뢰성, 당에 대한 문제, 이런 어마어마한 문제가 걸렸다"고 강 의원을 꾸짖었다.
이에 강 의원은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울먹이면서 "의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그러자 "어차피 김경 시의원이 기자회견 할 것 아니냐"며 "일단 돈부터 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화 정황을 살펴보면 김 의원 측이 이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이 대화가 오간 다음날인 2022년 4월 22일 민주당은 김경 시의원을 강서구 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했다.
관련해 MBC 측 질의에 녹취에서 1억 원을 보관한 것으로 언급된 보좌관은 "답변드릴 게 없다. 모르는 일일다"라고 답했다. 김경 시의원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 보도가 나온 후 강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2022년 지선 당시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공관위 간사에게 바로 보고했다"며 "다음 날 아침에도 재차 보고했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강 의원은 "당시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현 원내대표와 대화는 사안을 알게 된 후 너무 놀라고 당황한 상태에서 경황 없이 상황을 보고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과정의 일부였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논란을 일으킨 점은 송구하다"면서도 "공천을 약속하고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1억 거래'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고 공천 배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김 원내대표에게 제기되게 됐다.
이에 김 원내대표 측은 "강 의원과 김경 시의원 사이의 일로 김 원내대표는 당시 돈을 돌려주라고 조치했다. 공관위 간사가 모든 공천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언론에 전해 왔다.
한편 이 보도를 접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돈 받고 공천한 녹취가 나왔다. 그것도 (친여 보도를 한다고 나는 판단하는) MBC 보도"라며 "공천을 위해 돈 준 것으로 보도된 사람은 우리당 진종오 의원이 김민석 총리를 위해 당비대납한 의혹을 폭로한 바로 그 김경 씨다"라고 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제가 이미 말했듯이 '김병기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잡범'인 줄 알았는데 '잡범'이 아니었다"며 "김경 씨의 김민석 총리 당비대납 의혹까지 특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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