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등 가자지구 '집단학살 경제 조력자' 지목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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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등 가자지구 '집단학살 경제 조력자' 지목 파장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30 04:1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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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현재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프란체스카 알바네세(48)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이 발표한 "(가자지구의) 점령 경제에서 집단학살 경제로"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전세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알바네세 보고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자지구의 집단학살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너무나 많은 이들에게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의 거대한 비즈니스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점령 체제는 이제 정착민의 '식민주의적 인종 자본주의 모델'로 진화했다. 과거의 점령이 영토 통제에 그쳤다면, 현재는 팔레스타인인의 토지를 박탈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정착민으로 채우는 추방과 대체 과정에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상업적 산업 현장'으로 변질됐다는 주장이다. 알바네세는 이를 위해 동원된 전 세계 1,000여 개의 기업 엔티티 중 국제법 위반 소지가 명백한 48개에서 60여 개의 핵심 기업 실명을 전격 공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록히드마틴 같은 무기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기술 기업, 그리고 한국의 HD현대와 두산(현 HD현대인프라코어) 같은 중장비 업체까지 포함되어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좌관 보고서

"국제법 위반 소지 다분한 기업들은..."

 

분류     주요 거론 기업    핵심 연루 사유
방위 산업 록히드마틴, 레오나르도, 엘빗 시스템스, IAI

전투기, 정밀 유도 폭탄, 드론 및 무기 체계 공급 

빅테크 AI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IBM, 팔란티어

클라우드 인프라, AI 표적 생성 시스템, 감시 데이터베이스 제공 

중장비   건설 HD현대,   캐터필러, 두산(현 HD현대인프라코어),  볼보, 화낙

가옥 파괴, 정착촌 건설, 군사적 목적으로 개조된 중장비 공급 

금융 블랙록, 뱅가드, 바클레이스, BNP 파리바

연루 기업에 대한 대규모 자본 공급 및 주주권 행사 

에너지 셰브론, BP, 글렌코어, 드러먼드 

군사 및 정착촌 전력 공급을 위한 연료 및 석탄 공급 

 

 살상 표적 공격 시스템 운용을

 미국 등 AI 업체가 제공해 충격

  가자지구 '경제 체제'의 핵심 동력은 첨단 기술과 물리적 파괴 장비의 결합이다. 실리콘밸리의 상징적인 기업들은 이른바 스타트업 국가라는 이스라엘의 홍보 문구 뒤에서 가자지구를 신기술의 거대한 시험장으로 활용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이스라엘 정부와 12억 달러(약 1조 6,800억 원)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인 프로젝트 님버스를 체결했다. 이 인프라는 군사 작전의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며, 특히 2023년 말 군 자체 서버가 과부하로 마비되었을 때 작전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중추 역할을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인공지능 표적 생성 시스템'의 운용이다. 라벤더, 가스펠, 웨얼스 대디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들은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상 목록에 올리고, 표적이 가족과 함께 집에 있는 순간을 포착해 폭격을 지시한다. 알바네세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기술 기업들의 인프라가 필수적이었음을 지적한다. 팔란티어의 최고 경영자 알렉스 카프는 자사의 기술이 주로 테러리스트를 사살하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연루를 사실상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이러한 자동화된 시스템이 민간인 가족 전체를 몰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가자지구의 물리적 파괴 현장에서는 중장비 기업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미국의 캐터필러사가 공급한 D9 불도저는 이스라엘 군에 의해 장갑화되어 가옥과 병원을 파괴하는 도구로 쓰인다. 이 보고서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하며 이 장비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깔아뭉개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고 폭로했다. 일본의 화낙 역시 무기 생산에 필요한 로봇 기계를 공급하며 이 살상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24년 이스라엘의 국방 예산은 전년 대비 65% 급증한 465억 달러(약 65조 1,0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막대한 자금은 고스란히 이들 기업의 수익으로 환원되었다.

한국 기업의 역설: 우호적인 국가의 중장비가 부수는 삶의 터전

 특히 가장 뼈아픈 대목은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 HD현대와 두산(현 HD현대인프라코어)이 집단학살 경제의 조력자로 지목됐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의 기업들이 팔레스타인인의 삶을 파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역설을 지적한다. 국제 앰네스티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2025년 2월 사이 HD현대의 장비가 투입된 불법 철거 사례만 최소 54건 이상 확인되었으며, 이로 인해 25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주거지를 잃었다고 밝히고 있다.

HD현대와 두산(현 HD현대인프라코어)의 굴착기는 이스라엘 전용 딜러를 통해 공급되며, 가자지구 내 구조물의 70%와 농경지의 81%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평탄화 작업과 잔해 제거에 대거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는 국제적 비난을 의식한 이스라엘 군이 HD현대나 두산의 로고를 가린 채 장비를 운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알바네세 보고서는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최종 사용처를 모니터링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며, 수십 년간 반복된 파괴 행위에 자사 장비가 사용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국제법상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HD현대 측은 계약서에 불법적인 판매를 금지하는 준수 규정이 있으며, 분쟁 지역 활동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가자지구 현장에서 포착된 자사 장비들은 통제가 불가능한 중고 장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항변이다.

 하지만 알바네세 보고관은 이러한 대응을 전형적인 회피적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인권 실사 의무는 단순히 계약서 한 줄을 추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으며, 실질적인 인권 침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거래 중단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실의 대가: 미국의 제재와 테러 위협 앞에 선 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개인의 서사는 이 보고서가 가진 파괴력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197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피사 대학교와 런던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녀는 단순한 학자가 아닌, 인권법의 최전선에서 투쟁하는 행동가다. 그녀가 저술한 국제법상의 팔레스타인 난민은 해당 분야의 기념비적 저술로 꼽힌다. 그러나 그녀가 글로벌 기업의 이익과 국가 폭력의 유착을 폭로한 대가는 혹독했다.

 2025년 미국 정부는 알바네세를 특별 지정 제재 대상 명단에 올리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다. 테러리스트나 마약 범죄자에게나 적용되는 이 제재로 인해 그녀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됐고, 전 세계 어느 은행에서도 계좌를 개설하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녀는 현재 급여조차 받지 못한 채 현금만으로 생활하며 튀니지에서 망명과 다름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지타운 대학교는 미국의 제재를 이유로 그녀와의 학술적 관계/까지 단절했다.

신변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도 이어졌다.

2025년 3월, 이스라엘 극우 단체인 베타르는 그녀의 런던 방문을 앞두고 우리와 함께 런던에 있는 알바네세에게 호출기를 선물하자는 글을 게시했다. 이는 2024년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 호출기 폭발 테러를 암시하는 명백한 살해 협박이었다. 미국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그녀가 지독한 반유대주의를 퍼뜨리고 테러를 지원했다고 비난하며 그녀의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바네세는 굴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브리핑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집단학살을 폭로하고 국제법을 지키라고 외쳤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는 것이 우리가 그토록 자랑해 온 '규칙 기반 질서'의 현실인가?"

 그녀는 자신을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취급을 하는 현실에 경악하면서도, 그들이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반박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침묵하는 자본과 움직이는 시민들: 새로운 '인권 경영의 시대'

이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블랙록과 뱅가드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가 무기 업체와 빅테크의 최대 주주로서 자금을 공급하고, 그 자금으로 만들어진 기술과 장비가 점령지를 유린하는 이 구조에서 중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알바네세는 기업들이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사업에서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철수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음을 국제사법재판소의 자문 의견을 근거로 제시했다.

법정의 공방과 국제 사회의 논의는 이제 기업 임원들에 대한 형사적 책임 추궁으로 향하고 있다. 알바네세는 국제형사재판소가 기업 경영진의 방조 혐의를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녀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물었다.

"수상과 대통령, 외무장관들, 소위 세계의 리더라는 당신들은 어떻게 잠을 자는가? 언제쯤 말뿐이 아닌 진정한 행동에 나설 것인가?"

 한편 이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깨끗한가? 그리고 당신이 사용하는 기술은 누구의 피로 벼려졌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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