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 인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이집트 대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이 개관하면서 독일 베를린에 있는 네페르티티 왕비 흉상을 고국으로 반환하라는 요구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이집트 고고학자들과 시민사회가 네페르티티 흉상의 환수를 촉구하는 대규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페르티티 흉상은 기원전 14세기 고대 이집트 파라오 아케나톤의 왕비를 묘사한 유물로, 현존하는 이집트 유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흉상은 1912년 독일 고고학자 루트비히 보르하르트가 이끈 발굴팀에 의해 발견된 뒤 독일로 반출돼 현재 베를린 노이에스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독일 측은 당시 법적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반출됐다는 입장이지만, 이집트 측은 식민지 시절 불공정한 분배 과정에서 가치가 축소 보고돼 사실상 약탈에 가까운 방식으로 유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수 운동을 주도하는 이집트 고고학자 모니카 한나는 "네페르티티는 이집트에 있어야 한다"며 "새 박물관의 개관은 더 이상 유물을 해외에 둘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전 문화재부 장관 자히 하와스 역시 네페르티티 흉상 반환을 요구하는 청원을 진행하며 "유럽 박물관이 더 안전하다는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문을 연 이집트 대박물관은 연면적 약 500만㎡의 초대형 시설로, 최신 보존·전시 기술을 갖춘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환수론자들은 이집관이 고고학 유산을 온전히 보여주려면 네페르티티 흉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독일 박물관 측은 흉상의 극도로 취약한 상태를 이유로 반환이나 대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해당 흉상은 '독일의 모나리자'로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크고, 매년 수십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베를린 박물관의 핵심 전시품이기도 하다.
프러시아 문화유산재단 산하 베를린 이집트박물관 측은 "문제는 전시 환경이 아니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라며 "해당 사안은 정치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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