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년층의 비노동력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5~29세의 인구는 2015년 약 938만명에서 2024년에 811만명으로 감소한 반면 청년 ‘쉬었음’ 인구는 동일 기간 30만7천명에서 42만1천명으로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는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비경제활동인구의 최근 1주간 주된 활동 상태의 응답 유형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에서 노동공급 측면의 큰 변화 중 하나가 ‘쉬었음’ 인구의 증가로 이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의 구성이 질적으로 크게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이 ‘쉬었음’ 청년은 니트의 하위 개념으로 2020년대 들어 청년고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과 정부 정책의 관심 대상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니트가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만 소속 없이 실업 상태인 인구와 비구직 인구를 포괄하는 개념이라면 최근의 ‘쉬었음’ 인구는 비구직 니트 중에서도 ‘쉬었음’ 사유에 해당하는 인원으로 한정된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은 다양하다. 거시경제적 요인으로는 청년 일자리 부족과 노동시장 수요 부진이 핵심으로 꼽힌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가족배경, 성별, 교육수준 등이 청년 비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여성 청년의 경우 취업구조에서의 불리함 때문에 직업훈련이나 추가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경제활동을 늦추고, 가족의 소득수준이나 부친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장기간 비경제활동으로 지낼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요인으로는 우리 사회의 높은 눈높이와 낮은 일자리 만족도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하에서 청년들이 임시직이나 저임금 직장을 기피하고 준비 기간을 늘려서라도 더 나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합리적’ 태도가 나타났다. 이러한 맥락에서 취업이 지연된 청년 중 상당수가 취업준비형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 있고 일부는 아예 구직을 단념한 니트족으로 전환되고 있다.
심리·개인적 요인으로는 비경제활동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정서적 어려움과 태도 변화에 주목한다. 니트 상태를 경험한 청년들은 그 이전 생애에 가정 내 정서·경제적 지원 부족, 학교 부적응 및 따돌림 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진로탐색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심리·개인적 특성은 청년 개인에 따라 상이하지만 전반적으로 낮은 자기효능감, 불안정한 정체감, 미래에 대한 불안수준이 높았다.
왜 어떤 청년들은 ‘쉬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일까. 사회 진입의 단계에서 경제활동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는, 신체적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이 기대되는 청년들이 황혼기를 맞이하는 고령층보다 쉬었음 형태의 비경제활동 비중이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 쉬었음 현상은 단순히 고용 문제를 넘어 사회가 공동체 구성원의 기본적인 권리와 삶의 질을 보장해야 할 중요한 인권적 문제로 접근하고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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