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사람에게 나눠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경기 광주시 경안동에 ‘익명의 산타’가 나타나 손뜨개 목도리와 30만원을 두고 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익명의 산타는 당시 광주시 경안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의 민원인용 의자 위에 해당 물품이 담긴 쇼핑백을 두고 갔다.
분실물인가 싶어 가방을 살펴본 직원들은 가방 안에 한 코 한 코 정성껏 뜨개질한 울긋불긋한 색깔의 털목도리 21개가 가지런히 담겨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목도리 사이에는 현금 30만 원이 든 봉투와 진심이 담긴 짧은 내용의 쪽지 한 장도 들어 있었다.
이후 센터 관계자들이 밖을 살폈지만 기부자는 화려한 기부 증서도, 기념사진도 원치 않는다는 듯 조용히 온기만 남기고 떠난 뒤였다.
목도리는 시중에서 파는 매끈한 제품은 아니지만, 수천번 넘게 바늘을 움직였을 기부자의 시간과 정성이 오롯이 배어 있었다.
경안동은 이 ‘이름 없는 온기’를 지역 내 홀몸 어르신과 복지 사각지대 이웃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유난히 매서운 올겨울 기부자가 밤새 떴을 21개의 목도리는 이제 21명 이웃의 목을 감싸는 다정한 위로가 될 예정이다.
한상흠 경안동장은 “성탄절 전날 선물처럼 찾아온 기부자의 마음에 직원들 모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정성을 다한 그 마음까지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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