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윤어게인 이혜훈' 장관 발탁 충격파, 여야 모두 발칵…李대통령 "국민검증·내란단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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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윤어게인 이혜훈' 장관 발탁 충격파, 여야 모두 발칵…李대통령 "국민검증·내란단절 필요"

폴리뉴스 2025-12-29 17:57:00 신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윤어게인' 인사로 분류되는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내정하자 여야 모두 충격파로 인해 발칵 뒤집혔다. 이 후보자 내정을 두고 후폭풍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거세지며 인사청문회 전초전이 일찍 전개되는 분위기다.

탕평 인사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보수 인사를 등용한 것은 정치적 공작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이혜훈 후폭풍'이 연말 정치권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실은 출신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실용 원칙에 입각한 인사라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즉각 제명 조치에 나서며 이혜훈 후보자를 '배신자'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통합 정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이 후보자가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내란 옹호' 행보와 당과 대립되는 '경제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李대통령 "국민 검증 받아야…내란 단절 표명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안보, 재난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 초기부터 통합 인선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은 '보수 3선' 출신의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에 내정하면서 '나라 곳간의 열쇠'를 맡겼다. 기획예산처는 정부의 핵심이자 심장인 부서다. 나라 살림인 일 년 예산을 아우르는 부서이면서 이 대통령이 대선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기획재정부 분리의 첫 단추를 꿰는 자리다.

정부 전체 예산을 통제하는 핵심 중의 핵심 요직이어서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는 것이 관례인 자리에 보수에서 국회의원에 세 번 당선된 인사를 전격 발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여권 내 불만의 목소리와 관련해 "차이를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일에 대해선 명확한 의사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열린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 대통령의 언급을 소개하며 "이 대통령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격렬한 토론을 통해 견해 차이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자체가 새롭고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약간의 견해차가 있을 때 중지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차이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차이를 잘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언급했다.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비판적 의견 등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자가 과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것에 대해선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사용한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고 전제하며 "용납할 수 없던 내란 등에 대한 발언은 본인이 충분히 소명해야 하고, 단절의 의사를 좀 더 표명해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이 후보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인사권으로 지명할 수 있지만 충분히 자기 실력을 검증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검증'도 통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요구를 이 후보자에게도 전달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부연하며 "오늘 언론에서 이런 논란이 있다는 보고를 받으신 뒤 '그렇다면 여러 국민의 의문과 질문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단절 의사가 있는지 (해명할) 책임이 있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훈 "韓경제 회색코뿔소 상황…성장에 투자해 선순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첫 출근길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회색 코뿔소'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성장 투자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자는 2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우리 경제가 성장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고, 단기적으로 퍼펙트 스톰 상황"이라며 "고물가 고환율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 주고 중장기적으로 회색 코뿔소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직면한 인구위기, 기후위기, 극심한 양극화, 산업기술 대격변, 지방소멸 등 5가지 구조적 이슈를 짚으며 "어느 날 불쑥 튀어나와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만드는 블랙 스완 상황이 아니다"라며 "우리 이미 모두 알고 있었고 오랜 경고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더 치명적인 위기에 빠지는 회색코뿔소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내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히 투자하겠다.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는 전략적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획처 운영 방식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배정하는 게 아니라 기획과 예산을 연계 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 기획의 컨트롤 타워로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제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자리를 만들겠다. 오늘 모든 걸 다 해버리면…, 하나하나 하겠다"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명일로부터 20일 이내 국회 기재위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청문회에서는 윤석열 탄핵 반대 전력과 이에 대한 현재 입장, 이재명 정부의 확대재정 기조에 대한 인식,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태도 변화, 예산·재정 운용 철학 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힘, 긴급최고위 열고 즉각제명 "이혜훈은 배신자" 폭풍 비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해남 솔라시도 홍보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하자 국민의힘은 발표 직후인 28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즉각 제명 조치했다. 하루아침에 3선 경력의 당협위원장을 제명하며 '동지에서 적이 된' 이 후보자를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빠르게 제명을 의결했던 만큼 국민의힘 반발은 더 거세고 노골적이다. 당 일각에선 이 후보자를 지명해 보수 내부를 균열시키려 한단 주장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28일 "당헌·당규에 따라 이 전 의원에 대한 제명과 당직자로서 행한 모든 당무행위 일체를 취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히며 "이 전 위원장이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이재명 정부 국무위원 내정에 동의해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과 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정치에 입문해 17·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가 당적과 당협위원장 자리를 정리하지 않은 채 '전향'했다고 비난했다.

배현진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강세 지역인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낸 전직 중진의원이자 현직 당협위원장이 당원들의 신뢰와 기대를 처참히 짓밟으며 이재명 정부에 거리낌 없이 합류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를 넘어선 명백한 배신행위"라고 말했다.

주진우 의원도 28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가 당협위원장 명의로 내건 '민주당의 내란 선동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게시하며 "보수의 변절은 유죄. 시켜준다고 하냐"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계엄 옹호, 윤 어게인'하는 사람을 핵심 장관으로 지명하는 이재명 정권.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라며 "이재명 정권에게 계엄은 '막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단지 비즈니스 대상일 뿐'이라는 점이 계엄을 적극 옹호한 이혜훈 장관 지명으로 확인됐다. 이제 계엄 장사를 멈추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배우자의 업무추진비 유용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이혜훈으로 김병기 못 덮는다. 김병기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수 인사 내정이 민주당 내 논란을 덮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는 이 후보자 지명을 '무늬만 협치'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29일 전남해남군 솔라시도 홍보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관직 수락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잠시 볕이 드는 곳이라고 해서 본인이 그동안 가져왔던 소신과 가치를 버리고, 동지를 버리고 지옥에라도 갈 수 있다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며 "이 전 의원의 장관 기용은 지금의 여러 이슈를 덮기 위해 또 무늬만 협치하는 모양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의원이 보여 온 경제에 대한 가치관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과는 맞지 않다. 어떤 의도로 장관에 발탁했고, 앞으로 어떻게 경제 정책을 펼쳐갈지 지켜보겠다"고 겨냥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 에서 "이재명 정권이 당내에서 자기 욕심만 챙긴 비열한 사람을 데려가 일회용 티슈처럼 쓰고 버릴 것"이라며 "배신자들을 이용해 정권의 이익을 챙기려는 더러운 정치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자를 향해 "영혼을 팔고 자리를 구걸하는 저열한 인간으로 본다. 그런 사람을 데려가 자리를 줘놓고 탕평으로 볼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진영을 분열시키고 언제든지 썼다가 버리는 정권의 무도함에 치를 떨 뿐"이라며 이 후보자와 정권 모두를 겨냥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에서 "자기 이익을 위해 이재명 정부에게 부역하는 자리에 응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우리 당과 국민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말은 보수에 있었고, 선택은 권력으로 향했다. '윤 어게인'을 외치던 사람이 이재명 정권의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가 됐다"며 "정당은 개인 경력의 환승역이 아니다. 신념을 팽개치고 자리를 탐했다. 정치인의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의 정치활동을 소개하던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모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전체 비공개로 전환해 과거에 작성했던 내용들을 볼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면전에 반대의견만 내뱉을 때는 언제고, 이제는 이재명 정부의 포퓰리즘 확장 재정에 앞장서려 한다"며 "이 전 의원이 SNS를 모두 비공개로 돌렸다. 과거의 글조차 문제될까봐 감추는 사람이 대체 인사청문회는 어떻게 받으려 하냐"고 직격했다.

"'탕평' 아닌 총알받이 인사, 실패 떠넘기기 카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살림을 주무르는 자리에 보수 인사를 내정한 두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책임을 보수에게 떠넘기기 위한 '총알받이 인사'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당협위원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대담에서 "29일 당원 연수를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한테 축하 동영상까지 받아놓은 상태에서 이 후보자가 장관에 인선됐는데 개인적 부도덕함이 지나쳤다"며 "영달과 부귀영화를 위해 가더라도 막장 드라마를 쓰면 안 된다. 탕평 인사는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탕평 인사는 이런 사람들을 두루두루 쓰겠다고 이야기 한 다음 회담을 통해 합의 하에 하는 것이지 도둑처럼 사람 빼가는 작전은 안 된다"며 "있을 수 없는 정치 도둑이며 당을 정치적으로 와해시키는 공작에 더해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의 실패를 염두에 두고 총알받이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 방어하겠느냐. 이혜훈 네가 모든 걸 덮어쓰라는 것이고, 민주당 인사들은 탕평으로 포장하지만 본질은 다 아실 것"이라며 "정치적 공작이자 이혜훈을 희생양으로 하는 총알받이다.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표는 내란 수괴라는 말까지 했고 KDI 출신의 윤 어게인이라는 평가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걸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직격하며 "확장 재정, 팽창 재정을 비판해 왔던 사람인데 장관이 돼 팽창 재정을 집행한다면 앞뒤가 안 맞는 모순을 견딜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보수논객도 입장차, 김종인 "획기적 내정, 국힘 제명 옹졸"

보수논객 사이에서도 입장차가 존재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번 인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전 위원장은 29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에서 "국민의힘 제명은 너무 옹졸하지 않느냐"며 "이를 계기로 정치적인 화합을 위한 것으로 삼을 수 있는데 반발만 하는 것이 제1야당으로서의 올바른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적절성을 따졌을 때엔 이혜훈 전 의원이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 대통령이 지향하는 여러 정책과 이 전 의원이 전공한 분야가 맞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갑제 "'윤어게인' 이혜훈, 능력·인지도 모두 의문…제명 당연"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29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거칠게 비판하며 국민의힘 제명 조치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옹호했다. [사진=SBS라디오 화면 갈무리]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29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거칠게 비판하며 국민의힘 제명 조치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옹호했다. [사진=SBS라디오 화면 갈무리]

반면 또 다른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이 후보자를 거칠게 비판하며 국민의힘 제명 조치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옹호했다.

조 대표는 "과거 전력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엔 집요하게 앞장섰고 윤석열 탄핵은 적극적으로 반대해 보수진영 안에서도 평가가 높지 않은 사람이다. 탈당계를 내거나 귀띔을 해야 되는데 신문 보고 알았다면 당인의 자격이 결여돼 있다"며 당의 제명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당파에 속했던 사람을 스카웃하려면 그 인물이 대단한 인물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혜훈 전 의원은 경제부문에서 특출한 능력을 증명한 바 없고 대중적 인기도 매우 약하다"며 "분류하자면 윤어게인 인사이고 민주당을 내란세력으로 보는 사람인데 통합 차원이라고 하기에도 제일 멀리 있는 사람"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각 부처마다 내란TF가 만들어진 상황을 거론하며 "내란TF를 지휘하는 장관이 내란조사 대상인 셈인데 제일 곤혹스러운 게 정청래 민주당 대표일 것"이라며 "내란 프레임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가져가야 되는데 원천적인 논리모순이 생겨버렸다. 기획예산처는 이재명 정부의 영혼인데 예산 집행은 대통령과 철학이 딱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견 "경제전문가" "윤어게인 옹호" 설왕설래

지난 2020년 3월 당시 미래통합당 서울 동대문을 이혜훈 국회의원 후보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에서 유세차량을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0년 3월 당시 미래통합당 서울 동대문을 이혜훈 국회의원 후보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에서 유세차량을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논란은 여당 내부에서도 번졌다. 내란을 지지했고 국민의힘 안에서도 '윤 어게인' 인사로 분류돼 탄핵 반대를 외쳤던 인물에게 예산을 맡기는 것은 안 된다는 주장과 당과 관계없이 인재를 두루 쓰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반대하는 이들은 반탄 인사이자 관련 시위에도 참가했던 이 후보자를 내란 청산이 주요 국정과제인 이재명 정부의 공직 후보자로 앉히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인사는 국민에게 보내는 가장 강력한 상징 언어다.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세력'이라 외치고 윤석열의 내란을 지지했던 인물에게 정부 곳간의 열쇠를 맡기는 것은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의 파기"라고 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을 옹호하고 국헌문란에 찬동한 이들까지 통합의 대상이냐"며 "그 어려움을 함께 딛고 만들어낸 이재명 정부의 중요한 역할까지 맡기는 것이 과연 맞는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후보자 스스로가 자신과 관련된 논란을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보는 분위기도 있다.

최민희 의원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서 "청문회 때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해 우호적인 행동을 취한 것에 대해선 국민 앞에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9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 에서 "윤석열을 옹호했던 발언과 행동에 대해 분명하게 청문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죄할 건 해야한다"고 짚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9일 브리핑을 열고 "인사마저도 갈라치기를 벗어난다면 국민 통합은 어렵게 된다. 여야 모두 청문 준비에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출신 전직 의원인 이혜훈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출신과 이념을 넘어 '오직 민생과 경제'를 위해 적재적소의 인재를 기용하겠다는 대통령의 '실용주의'와 '탕평'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국민의힘이 민주당 출신 인사는 측근 인사라며 비판하고, 당 출신의 탕평인사는 배신자로 몰아붙이며 반대한다면 누구를 기용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장관직 지명을 수용한 배경은 무엇인지, 장관으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등은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면 된다. 인사에서마저도 갈라치기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민 통합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이혜훈 배신자 몰아세울 때 아냐…떠난 이유 살펴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된 것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이 지명된 것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배신자 낙인은 무의미하다며 보수와 달리 민주당만 외연을 확장하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2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의원을 배신자로 몰아세울 때가 아니다. 탈영병의 목을 치고 배신자라 손가락질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냐"고 반문하며 "보수 진영이 국민께 매력적인 비전과 담론을 제시해 희망을 드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 등을 돌렸다면 왜 떠났는지 그 이유를 살펴야지 떠난 사람을 저주해 무엇을 얻겠느냐. 보수 진영은 그동안 내부 동질성 강화만 외쳐 왔고, 이제 더는 외연 확장이 불가능해졌다. 보수는 닫혀가고, 민주당은 열려가고 있다"며 문제를 국민의힘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 후보자를 향해 "이재명 정부의 선심성 낭비 재정을 막아내고 자신의 역량을 직접 증명해 보시라. 대통령에게 아부하거나 그 정권에 부역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저도 가차 없는 비판을 퍼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 출연해 이 후보자의 반탄 집회 참석 이력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탄핵을 반대했던 분을 장관으로 내정하면서 내란이 종식되지 않았다며 공직사회에 내란청산 TF를 가동하고 2차 종합특검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인사청문회 후 지명철회의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기본소득·진보당 "윤석열 탄핵 반대 인사 부적절"

범여권의 비판도 이어지며 이 후보자 지명 사태가 정치권 전체로 확산됐다.

조국혁신당 박병원 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이혜훈 지명자는 윤석열 탄핵에 명시적으로 반대해 왔고, 탄핵 반대 집회를 주최하며 '윤석열을 석방하라'고 외쳐 왔다"며 "윤석열과 결별했는지 국민 앞에 즉각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확대재정을 기조로 삼고 있는데 이 후보자는 정부 지출 축소를 주장해 왔다"며 정책 부적합성도 꼬집었다.

기본소득당 노서영 대변인도 2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고 12·3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인물에게 내란 이후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직은 가당치 않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민주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고,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 역시 정치적 필요에 따라 바꿨던 전적이 있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2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진보당은 이혜훈 장관 지명에 반대하며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 후보자는 윤석열 탄핵을 '불법'이라 주장했고, 윤석열 석방을 위해 극우 세력과 한 몸이 돼 거리에서 싸웠다. 해방 후 친일파 청산에 실패하고 국정에 재기용된 뼈아픈 과거를 결코 반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손 대변인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혜훈은 SNS 포스팅부터 내렸다. 눈 가리고 거짓 해명해도 본인의 과거 내란 옹호 행위를 다 지울 수 없다"며 "내란 옹호 세력에게 나라의 곳간 열쇠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해 이 후보자의 인선을 두고 정치권 갈등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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