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광합성,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광합성 붐 일으키고 파”
스마트팜 작물 생육 최적화 환경 연구
물, 빛, 이산화탄소 3요소로 이뤄지는 광합성은 많은 생물의 에너지시스템이다. 그 중 식물의 광합성 메커니즘은 순수기초연구로 역사가 오래됐지만, 이를 농업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드물었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듯 식물에도 그런 연구가 적용돼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 등이 광합성 연구를 리드하고 있는 가운데 도전장을 내민 국내 신진연구자가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리딩 그룹에 진입했고 한국인으로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이문섭 충북대 교수는 광합성 연구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연구자다.
“이젠 예전의 농업이 아닙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이문섭 교수는 “이젠 예전의 농업이 아닙니다. 논과 밭을 떠올리는 1차 산업적인 농업의 이미지를 벗고 농업을 현대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농업은 미래 시대의 필수 핵심 분야이며 미래 농업의 올바른 이해와 동시에 대체 불가능의 경쟁력을 가진 전문지식인을 양성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그가 어깨에 짊어진 짐이 무겁다는 뜻일 테다. 이문섭 교수는 농대에서 육종학을 전공해 육종에 전문성을 갖췄는데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로 진학해 박사과정을 연구하며 광합성을 접하게 된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디지털 이미지 분석을 활용한 광합성 특성 평가 및 우수 유전자원 발굴 연구에 참여했고, 분광 및 열화상 카메라 등 첨단 디지털 장비를 활용하여 노지 환경에서 작물의 광합성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수품종을 선별하는 연구를 경험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C4 작물의 잎의 구조를 3D 시각화에 성공해 광합성 관련 세포 및 엽록체 특성을 데이터화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광합성 생리 분석 및 효율 증대 방안을 제시하는 성과를 냈다. 이 성과로 그는 2024년 3월 충북대에 부임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작물 광합성 메커니즘 연구의 강점을 살려 광합성 기술로 식량안보를 굳건히 확보하고 미래 농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광합성을 3D로 볼 수 있는 연구 진행
광합성이라는 정체성을 살리고 싶어 이문섭 교수는 광합성 연구실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연구실 이름을 정하고, 기초와 응용의 2트랙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초연구로는 작물의 광합성 효율 개선 및 생산성 향상연구다. 광합성과 작물의 구조를 시각화하는 연구로 바이오인포메틱스, 머신러닝 등의 첨단기술과의 융합이 기대되는 분야다. “광합성 메커니즘 기초연구는 많이 진행됐지만, 공간적인 구조화하고는 연결되지 않았는데, 우리는 광합성 생리 데이터를 공간과 결합해서 시각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합성 효율을 올려 작물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응용연구로는 스마트팜에 응용할 수 있는 융복합 스마트 작물 재배시스템 연구를 진행한다. 그는 정밀 표현형 기반 기술과 광합성 특성을 접목하여 작물의 최적 생육조건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농업 현장에서 광합성을 활용하려는 수요는 있지만, 교육과 인식의 부재로 활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교수는 안타까워했다. 이 부분에서 자신의 역할이 분명히 있으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며 광합성 붐을 일으켜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팜에서 작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농민의 이익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에 광합성 특성을 기반으로 스마트팜 작물 생육 최적화 환경 규명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일리노이 대학과 공동 연구를 추진/발전시키고,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교류하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또한,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확대하여 전공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전문지식을 개발할 차별화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농업기술을 연구하면, 대부분 타겟 작물이 있는데, 이문섭 교수가 연구하는 광합성은 식물의 기본 에너지시스템이기에 모든 작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도 그의 장점인데 흙에서 직접 작물을 키워보고, 디지털로 육종하는 기술도 배웠으며, 현재는 광합성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화 연구까지 종횡무진 활약할 수 있는 그의 연구 체력이 대단하다.
광합성 첨단 연구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연구 임해
미국에서 12년간 연구하며 쌓은 네트워크는 교수가 된 지금 학생들에게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 얼마 전 제자를 자신의 미국 모교로 유학 보낸 그는 학생들이 자기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제가 가진 미국 대학 및 산업체와의 협업 경험과 네트워킹을 살려 학생들이 미국의 관련 대학 및 뛰어난 산업체에 들어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생각입니다”라며 “최신 첨단 3D 이미지 분석에 관한 전문지식과 첨단기술을 제공하여, 학생들이 “핵심기술 보유자”로서 농업 및 바이오산업 전 분야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라고 이 교수는 교육의 방향성을 밝혔다. 덧붙여 그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며 힘든 점도 많았지만, 광합성 분야에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연구에 임했습니다. 열심히 묵묵히 제 연구를 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라는 사명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연구를 알리고 연구의 파이를 넓히며 인력을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맞는 연구자들과 영상식물학회, 미래농업연구회를 결성해 기후 변화 시대 농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으로 모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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