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능, 제형의 화장품 개발
화장품에 첨단 과학기술 접목
유변학 기반의 ‘하이드로젤’ 활용 기대
K-뷰티란 말이 이제 낯설지 않다. 화장품 로드샵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필수코스가 됐다. 한국 화장품에는 대체 어떤 매력이 있을까? 우선 첫 번째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 그리고 가성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의 창의성은 화장품에도 발휘돼, 화장품은 융합기술의 산물이 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 기관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건국대 뷰티화장품학과는 건국대 내에서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학과 중의 하나고, 커리큘럼 기반이 탄탄해 2018년 개설 후 전문인력 양성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학과장인 이진현 교수는 ‘화장품 글로벌 인재의 메카’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나 그녀의 연구실은 다양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화장품 소재 및 제형 개발로 주목받고 있다.
고분자 물질, 하이드로젤에 스마트함까지 더해 화장품에 응용
이진현 교수는 조지아공대에서 고분자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옥스퍼드대학과 퍼듀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치면서 고분자 유변학과 물리에 전문성을 두어, 고분자 물질인 하이드로젤의 제조와 구조 및 물성 제어가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효 물질 전달체, 조직 대체 필러나 임플란트, 상처 치료 드레싱 등의 생체재료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현재 하이드로젤은 대표적인 생체적합성 물질로 주목받으며 의료, 바이오 공학, 소프트 로봇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진현 교수는 2022년 3월 건국대 뷰티화장품학과에 부임해,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하이드로젤 기반의 새로운 화장품 소재 및 제형 개발과 전문인력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사실 그녀는 암 치료용 약물 전달체 및 상처 치료용 드레싱과 물질의 유변학적 특성화 연구를 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화장품에 포함되는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피부에 잘 전달하고 피부재생이 가능한 기능성 화장품, 일명 ‘코스메슈티컬’ 개발 관련 연구에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집중하고 있다. “요즘에는 기능성 화장품이 아닌 게 없죠.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등의 기능이 들어가야 하고 기능만 들어가 선 안되고 잘 전달되어야 하기에 저희는 기능을 갖는 새로운 화장품 소재와 제형을 활용한 화장품을 잘 만들어 전달하는 것까지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달 메커니즘을 아는 것과 그것을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연구실명도 기능성 재료, 제형 및 전달 실험실이라고 지었는데, 아무래도 현재는 화장품에 가장 큰 응용처를 두고 있지만, 이진현 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화장품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실험실명에 담았다. “화장품이 융합기술의 산물이더라구요. 단순한 기능성 소재들의 블랜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재료공학, 약학, 화학공학 등에서 다루는 첨단기술이 융합되어 얻어지는 결과물입니다” 그녀는 화장품 개발 연구를 통해 얻어지는 기술이 그만큼 응용성이 큰 플랫폼 기술이 될 수 있고, 이 연구에 참여하여 그 기술을 습득한 학생들은 대체불가의 인재로 양성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실험실은 스마트 소재 및 제형, 기능성 나노 및 마이크로 입자, 비침습 필러를 포함한 새로운 하이드로젤 제형, 피부 온도 제어를 위한 상변화물질 중심으로 4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각 분야 모두 많은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스마트 하이드로젤기반 화장품 개발도 소개했는데, 화장품도 똑똑해져 맞춤형 화장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진다.
충북 영동 세계 최대 매장량 보유, ‘일라이트’ 활용한 화장품 개발 기대
‘2025년 추계 대한화장품학회’에서 실험실이 ‘다기능 하이드로젤 코팅 일라이트 입자 개발’ 연구로 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연구재료로 활용된 일라이트는 충북 영동이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광물로 학교가 위치한 충북 지역 관련 연구주제로 주목받았다. 일라이트는 UV 차단능력과 항균 기능이 있고, 구리와 아연, 철, 납 등 중금속의 흡착률이 뛰어나며 원적외선을 방사해 오염된 수질과 토양을 정화하는 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다양한 장점이 있는 일라이트를 화장품에 활용하면 좋겠다 싶었지만 입자가 크고 균일하지 않으며 표면이 거칠어 화장품 소재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이 문제들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입자 사이즈를 줄이고 균일하게 했으며, 하이드로젤로 코팅해서 표면의 거칠기를 감소시켰고 수분 함유력을 높였으며 자외선 차단까지 가능한 멀티 기능성 입자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개발된 하이드로젤로 코팅된 일라이트 입자를 함유한 화장품 제형의 발림성을 높였고 톤업 능력까지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결과는 국제화장품학회(IFSCC)에서도 발표가 되었고, 현재 관련 4건의 특허가 출원됐었으며, SCI(E) 논문이 제출되었고, 국제화장품 원료집(ICID) 등록도 진행 중입니다”라며 “지역의 특산광물을 활용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고 K-뷰티의 흐름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진다면 화장품 산업과 국가 이익에 이바지할 수 있어 보람이 생길 것 같습니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 실험실은 신기한 것만 해요”
이 교수가 듣고 싶은 말이다. 그는 고분자공학을 기반으로 약학과 화학공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을 발휘해 화장품에 첨단기술을 접목하고픈 소망을 밝혔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선으로 화장품을 바라보고 새로운 기능을 갖는 새로운 제형의 화장품을 개발하고 싶은 게 저의 목표입니다. 저는 연구에 끊임없는 재미가 있어서 하고 있기에 우리 학생들도 연구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고, 새로운 일에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실험실에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더 스마트해지는 제자들을 기대해봅니다” 덧붙여 그녀는 플랫폼 기술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저의 고분자를 기반으로 하는 소재 및 제형 개발 기술, 특히 전달체 개발 및 유변학 기술이 약학 및 의학을 포함한 다른 바이오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제가 가장 연구에 중점으로 두고 있는 하이드로젤은 생명공학, 신소재공학, 화학 등 여러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기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며 이 교수는 인터뷰를 이어갔다. 풍부한 열정과 감정을 전달하며 진행된 인터뷰가 기자도 인상 깊다. 그녀의 인생 경험은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교육으로 풀어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녀의 연구철학은 정말 심플했다. “과학은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고 누구의 의견도 다 존중되어야 하는 게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답을 향한 최선의 논리적 접근 경로를 만들어 가는 일, 그런 연구하는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이들의 의견에 늘 경청하는 오픈 마인드를 추구하고 있으며, 저와 뜻을 같이하는 연구자들과 계속해서 재미있게 연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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