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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디지털브리지 인수와 관련해 상당히 진전된 협상 단계에 있으며, 이르면 이날 합의가 발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아직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않은 만큼, 세부 조건이나 발표 시점 등은 변동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거래 조건을 포함해 구체적인 거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양측 대변인은 모두 논평을 거부했다.
디지털브리지 주가는 블룸버그가 지난 5일 소프트뱅크와의 협상 보도를 내기 전까지 연초 대비 13% 하락한 상태였다. 그러나 협상 보도 당일 주가가 45% 급등했다. 현재 디지털브리지의 시가총액은 약 25억달러 수준이며,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는 약 38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번 인수 추진은 손 회장이 AI 애플리케이션을 뒷받침하는 컴퓨팅 파워 수요 급증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디지털브리지를 인수해 AI 열풍에 따른 디지털 인프라 수요 급증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얘기다.
디지털브리지는 지난 9월 말 기준 약 1080억달러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임스(AIMS)·아틀라스엣지·데이터뱅크·스위치·밴티지 데이터 센터스·욘더 그룹 등 다수의 데이터센터·디지털 인프라 운영사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과거에도 자산운용·투자관리 분야 인수에 나선 바 있다. 2017년에는 30억달러 이상을 들여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을 인수했고, 이후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포트리스 경영진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지분을 매각하는 거래를 지난해 마무리했다.
손 회장은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1월 오픈AI·오라클·아부다비 MGX 등과 5000억달러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미국에 여러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으로, 손 회장은 이 가운데 1000억달러를 “즉시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등을 둘러싼 이견 탓에 프로젝트 진행 속도는 당초 계획보다 더딘 상황이다.
소프트뱅크는 보험사·연기금·투자펀드 등 외부 투자자들에게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타진했으나, 시장 변동성,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 AI 하드웨어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대한 의문 등으로 일부 협상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는 지난 9월 텍사스·뉴멕시코·오하이오 등 미국 5개 지역에 향후 총 7기가와트(GW) 규모 전력용량을 갖춘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추가 발표했다. 이는 일부 도시 전력 수요에 맞먹는 규모다.
공격적인 AI 투자 드라이브는 소프트뱅크 내부 자금 재배치를 수반한다. 앞서 손 회장은 이달 한 행사에서 추가 AI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엔비디아 지분 58억달러어치를 “눈물을 흘리며”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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