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는 잊고 명품만 관심…'황하나 패딩'이 불러온 블레임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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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잊고 명품만 관심…'황하나 패딩'이 불러온 블레임룩 논란

르데스크 2025-12-29 16:55: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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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인에게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하나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면서 착용했던 패션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의 옷차림과 외모, 소비 행태에 과도한 관심이 쏠리는 이른바 '블레임룩(Blame look)'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러한 현상이 범죄의 본질보다 범죄자 개인에 대한 관심을 부각시키고 나아가 가해자가 특정 소비문화의 상징이나 선망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왜곡된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레임룩(Blame look)은 비난을 뜻하는 영어 단어 blame과 외모, 주목을 뜻하는 look을 합성한 용어로 사회적으로 파문이나 논란을 일으킨 사람의 옷차림이나 화장품, 액세서리 등이 화제가 돼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논란의 사회적 영향력이 클수록 블레임룩의 파급 효과도 커진다.


최근 화제가 된 블레임룩 주인공은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다. 지난 2023년 황하나는 지인 2명에게 주사기를 이용해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후 같은 해 12월 태국으로 출국하며 해외 도피를 시작했지만 여권 무효화 조치 후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수사를 피해왔다. 그러나 최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고 지난 24일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 지난 26일 경기도 안양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상실질심사)에 출석한 황하나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황하나는 "캄보디아에서 아이를 출산했고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귀국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관심은 황하나가 입국한 사실보다는 법원 출석 당시 착용한 명품 패딩 패션에 집중됐다. 황하나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짙은 카키색 롱패딩을 입었는데제품은 명품 브랜드 '릭 오웬스(Rick Owens)'로 추정되며 가격은 300만~400만원대다. 지드래곤과 칸예 웨스트 등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다.


국내 연예인 중에서도 블레임룩 사례는 존재한다. 걸그룹 S.E.S 출신 슈는 지난 2019년 1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재판에 출석했다. 당시 슈는 단정한 블랙 슈트를 착용했지만 안경 브랜드와 가격, 장갑을 벗은 이후 손톱을 가득 채운 화려한 네일아트가 누리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블레임룩으로 화제를 모으는 유명인들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배우 린제이 로한(Lindsay Lohan)은 음주운전, 마약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법정에 출석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1년 절도죄로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출석할 당시 가슴 부분이 깊게 파인 검은색 상의에 흰색 바지, 검은색 하이힐과 선글라스를 착용해 등장했다. 


당시 일부 언론과 평론가는 '법정에 적합하지 않은 복장'이라 평가하며 그녀의 스타일이 단순한 외모 관리 수준을 넘어 반복된 법적 문제에도 '스타일 유지'와 '자기 과시'를 우선시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CBS 뉴스 역시 "일부 비평가들은 이 드레스가 부적절하다고 여겼다"며 "이는 법적 책임을 감추거나 희석하려는 의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해외에서도 블레임룩은 화제를 모은다. 사진은 지난 201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린제이 로한의 모습. [사진=CBS 뉴스]

 

래퍼 카디비(Cardi B)도 법적 절차와 관련해 블레임룩으로 주목받았다. 2018년 한 산부인과 건물 앞에서 당시 경비원과 말다툼을 벌인 사건으로 민사 소송이 제기됐고 2400만달러(약 340억원) 손해배상 청구가 이어졌다. 법정에 출석한 카디비는 다양한 가발과 의상을 활용하며 등장했고 미국 연예 매체 피플지는 "카디비가 의상뿐 아니라 머리 모양까지 변화시켜 등장한 모습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방송인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도 지난 5월 블레임룩 논란을 빚었다. 그녀는 2016년 발생한 강도 사건 관련 증언을 위해 프랑스 파리 법정에 출석했다. 당시 옆트임이 긴 드레스와 알라이아 선글라스, 15cm 높이 생로랑 슬링백 힐, 300만달러(약 42억원) 상당의 목걸이를 착용했다. 당시 킴 카다시안의 복장에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은 "이곳이 코트하우스인지 칸 영화제인지 구분이 안 된다"고 평가했다.


2007년에는 호텔 상속녀이자 연예인인 파리스 힐튼(Paris Hilton)이 법적 문제로 주목받았다. 체포나 구금 과정에서 핑크색 의상과 고가 명품 가방을 착용하며 자신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감옥과 법정이라는 공식적 상황과 대비되는 과시적 패션은 사회적 비판을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타인의 부와 외모 등에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쏟는 문화가 많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유독 블레임룩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범죄의 본질보다는 범죄자 개인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블레임룩은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특정 범죄의 본질보다는 이를 흐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며 "그 결과 가해자가 일반 대중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2차 가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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