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딥다이브] 산타 없는 코인시장 1월효과 기대감 유효한가?
◦진행: 여도은 앵커
◦출연: 이헌우 / 퍼즈 대표
◦제작: 김준호 PD
◦날짜: 2025년 12월29일 (월)
올 연말 금융시장은 이른바 ‘에브리띵 랠리(Everything Rally)’로 요약된다.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금·은·구리 등 귀금속 시장에도 폭발적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 상승장에서 비트코인만 횡보를 거듭하며 소외되고 있다.
퍼즈의 이헌우 대표는 29일 딜사이트경제TV 딥다이브에 출연, 2025년 암호화폐 시장을 “혼돈 그 자체”로 정의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상반기 비트코인 가격 상단을 25만달러(약 3억5800억원)까지 열어놓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헌우 대표가 올해 시장을 ‘혼돈’으로 규정한 이유는 명확하다. 과거 사이클에서 반복되던 비트코인의 패턴이 줄줄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연봉 차트로 보면 음봉 1개 다음에 양봉 3개가 반복되는 구조였고, 올해도 양봉이 나와야 패턴이 완성되는 구간이었는데, 실제론 다시 음봉이 나왔다”며 “반감기 패턴까지 고려하면 10월 말~11월 초 정도에 고점을 찍었어야 했지만 그 또한 어긋났다”고 설명했다.
거시 환경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이 오르지 못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자 심리를 더 흔들었다. 미국 증시는 고점을 경신했고, 기준금리는 여러 차례 인하됐다. 현물 ETF를 통한 자금 유입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제자리걸음을 하자 “수요·공급 법칙이 깨진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간 비트코인은 전통적으로 나스닥보다는 러셀2000지수와 동행하는 모습들을 보여왔다. 러셀2000지수는 미국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1001위부터 3000위까지 모아놓은 중소형주 지수다. 이들은 실적보다는 시중유동성(M2) 자금 여부에 훨씬 민감한 편이다.
이 대표는 과거 사례를 들어 “러셀2000이 큰 조정을 받은 뒤 직전 고점을 돌파하는 시점마다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며 “최근 러셀2000이 마침내 고점을 경신한 만큼, 자금 경색이 풀리며 비트코인도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가상자산 시장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는 금리 인하와 달러 인덱스 방향성을 꼽았다.
이헌우 대표는 “글로벌 M2는 계속 우상향하고 있는데도 비트코인이 빠졌던 건, 같은 시기 달러 인덱스가 오히려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 자체보다 M2는 우상향을 유지한 채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는 조합이 나와야 비트코인이 본격적인 상승을 재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말 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뉴스가 연일 쏟아지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그러나 이 대표의 해석은 조금 다르다.
그는 12월 초와 말 기준 ETF 자금 흐름을 비교한 자료를 제시하며 “숫자만 놓고 보면 ‘며칠 연속 대규모 유출’ 같은 표현이 가능하지만, 연간 누적으로 보면 여전히 유입 규모가 월등히 크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올 한 해로만 따졌을 때 비트코인 현물 ETF로 유입이 많이 됐다”면서 “현물 ETF 유입이 됐는데 가격이 그대로인 것을 봤을 때 세력의 손바뀜이 일어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비트코인이 올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만 하면, (자금이) 폭발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반감기 패턴을 언급하며 “이번 사이클은 패턴이 조금 당겨져 800일 안팎에서 고점이 나와도 ‘깨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1월까지 지지부진하다면 반감기 패턴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이라고 신중한 평가를 덧붙였다.
아울러 이헌우 대표는 내년 상반기 비트코인 가격 밴드를 상단 25만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사이클 고점인 7만달러의 약 3배 수준”이라며, 과거 불장 막바지 한 달 사이 2~3배 급등이 여러 번 반복됐던 전례를 근거로 들었다.
알트코인의 불장 시기는 비트코인의 강한 고점 경신 이후 한 두달로 본다. 이 대표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를 알트 불장 판단의 핵심 도구로 제시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현 59% 정도에서 40% 선까지 급락할 경우, 알트코인은 현재 대비 평균 5배 상승한다는 시나리오다.
전략 측면에서 그는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비중을 의미 있게 가져가는 것을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이후 비트코인이 목표 가격선에 도달했을 때, 일부를 알트코인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관 자금 유입 등 긍정 요인을 더 많이 들었다. 우선 미국의 퇴직연금인 401k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점을 주목했다. 이 대표는 “장기투자가 이뤄지는 401k가 비트코인을 편입했다는 건, 미국 정치권이 이제는 비트코인 가격도 주식만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국내에선 국민연금이 비트코인을 직접적으로 들고 있지는 않지만,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인 스트래티지에 투자하며 간접적으로 노출을 넓히고 있다.
또 하나의 잠재적인 트리거로는 이른바 M7의 매수를 꼽았다. 현재 M7 중 비트코인을 보유한 회사는 테슬라 한 곳뿐이다. 이 대표는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 주주총회에서도 비트코인을 넣자라는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해 현금을 지키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을 검토할 유인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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