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복판에 접어든 12월과 1월, 가로수는 잎을 모두 떨구고 공원과 산책로는 회색과 갈색이 겹친다. 화단에 심긴 식물들도 대부분 자취를 감춘다. 이런 시기에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있다. 눈이 내린 날에도 붉은 점처럼 남아 있는 열매 때문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잎은 거의 없고 열매만 빽빽하게 달려 있다.
피라칸타는 바로 이런 겨울 풍경 속에서 정체가 또렷해지는 식물이다. 이름을 몰라도 검색창에 ‘빨간 열매 나무’라고 입력하게 만드는 대상이다. 겨울 산책길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지만 정작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식물로 분류된다. 잎이 사라진 계절에 색으로 존재를 증명한다는 점에서 겨울 자연 기사에 빠지지 않는다.
장미과에 속한 피라칸타의 기본 생태
피라칸타는 장미과 식물이다. 학명은 Pyracantha다. 라틴어 뜻은 ‘불의 가시’다. 이름처럼 가지 곳곳에 단단한 가시가 돋아 있다. 이 가시는 식물의 외형을 결정짓는 요소다. 관목형으로 자라며 전체 생장 높이는 약 100cm 전후다. 키
가 과도하게 크지 않아 관리가 수월하다. 상록낙엽수로 분류되지만 겨울철 잎 유지 여부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지역에서는 잎이 상당 부분 떨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잎이 부분적으로 남는다. 개화 시기는 6월이며, 백색 꽃이 작게 모여 핀다. 꽃 크기는 크지 않지만 수가 많아 나무 전체가 밝아 보인다.
봄에는 꽃으로, 여름과 가을에는 열매를 준비한다. 겨울에는 그 결과물인 열매만 남아 사계절 변화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구조다.
초록에서 주황, 빨강으로 변하는 겨울 열매
피라칸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열매가 떠오른다. 열매는 처음 맺힐 때 초록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황색으로 변한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색은 점점 진해진다. 최종적으로는 선홍색에 가까운 빨간색으로 익는다. 10월부터 12월 사이가 가장 눈에 띄는 시기다. 겨울이 시작돼도 열매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눈이 쌓인 화단에서도 빨간 열매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겨울 풍경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나무로 표현된다. 빨간열매나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이유다. 피라칸타 열매는 빨강 외에도 오렌지색, 노란색 계열이 있다. 그중에서도 붉은 열매 품종이 가장 널리 심어진다. 잎이 모두 떨어진 계절에도 색을 유지하는 식물이라는 점에서 겨울 식물의 상징처럼 다뤄진다.
겨울 관리 부담이 적은 관목형 조경수
피라칸타는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라 키우기 쉬운 나무로 알려져 있다. 추운 중부지방에서도 노지월동이 가능하며 겨울 관리 부담이 크지 않다. 특별한 보온 작업 없이도 겨울을 넘긴다. 이런 점 때문에 조경용 식재로 많이 쓰인다. 생울타리, 독립수, 분재용으로 활용된다. 관목형이라 공간 활용도가 높다.
실외 정원에서는 중층목이나 상층목으로 배치해도 어색하지 않다. 가시가 있어 경계 식재 역할도 한다. 담장이나 울타리 주변에 심는 경우가 많다. 붉은 열매 이미지 때문에 집안에 두면 행운과 재물이 들어온다는 인식도 전해진다. 이런 이야기를 떠나서도 피라칸타는 겨울에 가장 볼거리가 많은 나무다.
잎이 사라진 계절에도 색을 잃지 않는다. 겨울 자연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이유다. 눈과 함께 남아 있는 빨간 열매는 계절의 끝을 알리는 신호처럼 보인다. 그래서 피라칸타는 겨울에 가장 기억되는 식물로 분류된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