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회인야구장 부족…강추위 속 ‘플레이볼’

▲ 지난 27일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대전 유성구 관평야구장에서 ‘동구야구소프트볼협회 토요리그 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있다. 조현재 기자

영하권의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야외 스포츠의 부상 위험도가 커지고 있지만 사회인야구 리그는 여전히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전용야구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마저도 시설이 열악해 리그 일정 연기가 잦아져서다. 사회인야구인들은 연간 수백만 원을 내고 리그에 참가하는 만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전용야구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7일 대전 유성구 관평야구장에서는 동구야구소프트볼협회 토요리그 플레이오프 경기가 진행됐다.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에 운동장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경기 전부터 리그 관계자가 한 시간가량 제빙 작업을 이어갔지만 동호인들이 미처 정리되지 않은 얼음을 밟고 미끄러지는 등 위험한 장면도 연출됐다.

이처럼 위험한 리그가 이어지는 데는 야구장 부족 탓이 크다. 현재 대전에서 사회인리그가 진행되는 야구장은 단 8곳이다. 이 중 학교시설을 제외한 사회인야구 전용구장은 덕암, 샘머리, 관평1·2 구장 등 4곳뿐이다. 반면 각 자치구 야구협회 기준 올해 리그 참가팀 수는 동구 34팀, 중구 31팀, 서구 68팀, 유성 61팀, 대덕 52팀 등 246팀이다. 리그별로 중복해서 가입한 팀 수를 고려해도 200여 팀이 존재하지만 이를 수용하기에 구장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열악한 시설도 경기 일정을 지속해서 연기시키고 있다. 학교 시설과 샘머리야구장을 제외한 사회인야구장은 모두 인조잔디가 아닌 흙구장으로 우천에 취약하다. 인조잔디 야구장은 비가 그치면 간단한 정비 후 바로 경기를 치를 수 있지만 흙구장은 주말을 앞두고 비가 내리면 경기 당일 날씨가 개더라도 운동장에 물이 고이거나 땅이 젖어 사용이 어렵다.

부족한 사회인야구 전용구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은 민선 8기 공약으로 ‘사회인야구장 20곳 확충’을 내걸었다. 여기엔 동구 판암동과 삼괴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6개 구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도시관리계획 결정 용역을 추진 중이다. 아직 검토 단계로 실제 진행 단계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대전 사회인야구 협회들은 열악한 시설과 사회인야구팀들의 지속적인 이탈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그 관계자는 “세종·공주·계룡 등은 사회인야구 전용구장이 잘 갖춰진 반면 대전은 구장 수가 적고 이마저도 대부분 천변에 위치해 장마철마다 범람 피해로 리그 운영이 길게는 한 달 이상 지연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 차이가 발생해 사회인야구팀이 근교로 유출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전에도 조속히 전용구장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대전 유성구 관평야구장에서 ‘동구야구소프트볼협회 토요리그 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있다. 조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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