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입장 발표 분수령 될 듯…'사퇴 아닌 사과' 관측에 일단 무게
'배우자 구의회 업추비 유용' 의혹도…金 "수사에서 복수의 구의원이 사용 확인"
(무안·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오규진 기자 = 각종 비위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거취를 두고 막판 고심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가 30일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과가 아닌 사퇴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그의 결단 여부가 주목된다.
우선 당내에선 김 원내대표가 당장 사퇴하기보다는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에 조심스레 무게가 실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9일 KBS 라디오에서 "(내일) 일단 해명과 사과에 더 방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러고 나서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이후에는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확정적이지는 않은데 (내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입장 발표를) 하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내일 입장 표명을 지켜봐 달라"며 "주변에선 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유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일교 특검과 2차 종합특검, 법왜곡죄 신설 등 사법개혁 입법 드라이브가 자신의 사퇴에 따른 원내 사령탑 공석 사태로 발목이 잡힐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가 개혁 속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며 강경 지지층과 온건 지지층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김 원내대표가 해왔던 점도 사퇴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김 원내대표가 자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퇴가 필요하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박범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본인이 해명할 수 있는 사안인지, 용단을 내려야 하는 사안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과 진보당까지 거취에 대한 결단을 압박하는 데다 추가적인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김 원내대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뉴스타파는 이날 김 원내대표 부인이 2022년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 원내대표가 당시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도 은폐했다며 그가 보좌직원과 나눈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국민의힘 장진영 동작갑 당협위원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원내대표 배우자가 2020년에도 (구의회 부의장의) 법인카드를 빼앗았다"며 "사용 내역을 보면 여의도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김 원내대표가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 무고죄로 맞고소하고, 배우자 유용 의혹은 뇌물죄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뉴스타파 보도 관련 입장문을 내고 "선택적 녹취 공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며 "안사람은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았고, 당시 수사에서도 실제 사용자는 복수의 구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한 언론은 김 원내대표가 작년 국회 정무위원이던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측과 만난 뒤 경쟁사인 업비트에 대한 공격성 질의를 했고, 차남이 빗썸에 취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예정대로 참석했지만, 거취에 관한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통일교·신천지 특검은 반드시 한다"며 "내년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실현하고 민주주의가 완전히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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