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결산] 항공업계, 안전과 신뢰에 총력...고환율·공급과잉 등 구조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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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결산] 항공업계, 안전과 신뢰에 총력...고환율·공급과잉 등 구조적 부담

한스경제 2025-12-29 1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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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5.02.06.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5.02.06.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올해 항공업계는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안전과 신뢰에 총력을 기울이고 국가 유일 대형항공사(FSC)가 되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최종 통합을 앞두고 경쟁력을 다진 해였다.

수익성은 최악을 달리며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항공 수요는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9월 옛 플라이강원이었던 파라타항공이 출범하면서 LCC 업계는 치열한 경쟁 구도가 계속됐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 LCC 4곳이 모두 적자로 전환했거나 적자 폭을 확대했다.

격화된 운임 경쟁 속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뉴노멀로 굳히면서 대한항공조차 실적 변동성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방산이라는 블루오션에 재도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LCC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며 자금력 확보에 나섰다.

내년에는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항공업계 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027년 상반기 합병 진에어 출범을 앞두고 LCC들이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역 거점 항공사인 섬에어의 출범도 예고돼 있다. 

또한 지방공항 추가 설립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항공업계는 고환율과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몸살을 앓는 속에서도 안전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모색해왔다. 

◆ 안전... 그리고 안전, 정비사 뽑고 기령 낮추는 LCC들

12월 29일은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다. 제주항공의 태국 방콕발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해 탑승원 179명이 사망하는 한국 LCC 역사상 최악의 참사였다.

참사 이후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기 기령과 정비 인력 규모가 급증한 여객 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한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2023년 기준 LCC 5개사(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티웨이항공)의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의 평균이 10.94명으로 국토교통부의 기준 12명 보다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블라인드 등 커뮤니티를 중점으로 정비사들의 과로가 폭로되며 여객 수요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로 일시적 쏠림이 나타났다.

이에 LCC들은 상반기 정비 인력 채용을 공표하며 안전 역량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의구심 해소에 나섰다. 3월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 각각 65명, 60명, 170여명의 정비 인력 채용 계획을 확정했고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도 평년보다 정비 인력을 높은 폭으로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도 4월 정부 차원의 대응으로 ‘항공안전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다만 조종사 연맹에 따르면 화려한 제목과 달리 현장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상태다. 

정비 인력 채용과 함께 LCC들은 안전을 위한 또 다른 노력으로 기령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통상 저비용항공사(LCC)는 타 항공사가 운용하던 중고 항공기를 임대하는 ‘리스’ 방식을 활용해 왔으나 신형 항공기로 리스를 교체하거나 구매기 비중을 확대하는 식으로 운영 안정성 제고를 노력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2018년 B737-8 항공기 40대를 확정 구매하고 옵션 10대를 추가 계약해 2027년까지 기단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었다. 참사 이후 신규 항공기 6대를 도입하며 지난해 말 14년이었던 여객기 평균 기령이 12.9년으로 낮아졌다. 이스타항공은 전체 보유 항공기 20대 중 10대를 B737-8 기종의 신기재로 운영하면서 올해 평균 기령을 7년으로 낮췄다. 티웨이항공은 B737-8 16대를 2027년까지 추가 도입해 기령을 8.9년으로 낮출 계획이다.

부산 찾은 외국인 관광객./연합뉴스
부산 찾은 외국인 관광객./연합뉴스

◆ 방한 관광객은 최다인데...내국인 여행 심리는 위축

또한 올해는 APEC 회의 및 K컬처의 글로벌 흥행으로 방한 관광객이 6년만에 역대 최대를 기록한 해였다.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23일 기준 1850만명을 돌파했으며 특히 서울과 제주에 집중됐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으로 쏠리며 김해공항도 활기를 찾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김해공항은 국제선 승객은 개항 49년만에 1000만 여객을 돌파했다.

반대로 내국인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는 위축됐다. 국적사를 선호하는 업계 특성상 국내 수요를 해외로 보내는 아웃바운드 규모가 커야 항공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연간 출국자 수는 2915만명으로 전년(2872만 명)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외국인 입국자 수는 1696만명에서 1830만명으로 7.9% 늘어나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태우고 나간 만큼 충분히 태우고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시장 환경에 대한 체감도는 더욱 냉랭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은 늘어 경쟁은 심화됐는데 고환율 영향으로 여행 심리가 위축돼 실질적으로 남는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여객 수가 전년보다 늘었다 하더라도 저가 운임에 기반한 증가라면 실적을 온전히 회복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신규 노선 취항과 기존 노선 조정을 병행하며 매출 방어에 나서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외부적으로는 연초 정치적 이슈와 일본 지진 우려, 캄보디아 사태 등 여행 수요를 축소시킬 사건이 많았다. LCC 수익성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노선은 3분기에는 업황이 최악으로 치달았으나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호재로는 한중 양국이 나란히 빗장을 풀며 양방향 ‘비자 프리’ 시대가 열리면서 중국 관광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점이 꼽힌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중국 노선 탑승객은 지난 1월 3만1412명에서 10월 5만6345명으로 79.4% 급증했다. 인천공항공사 자료에서도 최근 1년(2024년 11월~2025년 10월)간 중국 노선 여객 수는 1193만4642명으로 전년 대비 2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 발급 절차 완화로 마카오 등으로 향하던 중국인 VIP와 대중 고객이 한국으로 유입되며 항공업계 실적 반등의 발판도 마련됐다. 장자제 중심의 실버 관광에서 벗어나 상하이·칭다오 등 도시형 미식 여행을 즐기는 2030세대 수요가 늘면서 중국은 일본을 위협하는 핵심 근거리 여행지로 부상했다.

티웨이항공이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사명을 변경한다./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이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사명을 변경한다./티웨이항공

◆ 자금줄 목마른 LCC, 인수·합병에 사활 

자금줄에 목마른 LCC 업계는 요동쳤다. 이스타항공을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인수 2년 만에 재매각에 나섰고 에어프레미아는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기로에 섰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기업가치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제주항공이 거론된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은 지난해 7월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하다”며 “사모펀드가 투자한 항공사들은 언젠가 매각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상황은 더 시급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에어프레미아에 대해 2년 내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추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6개월 영업정지, 심할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까지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기준 80%를 넘는다. 

대명소노그룹이 인수한 티웨이항공 역시 재무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티웨이항공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 8월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11일 19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약 4개월간 총 4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한 셈이다. 

대규모 자본 수혈에도 불구하고 LCC 업계 전반의 체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고환율과 유가 변동성, 공급 과잉 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 자금 조달만으로는 구조적 한계를 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결국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와 노선·기단 효율화가 생존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축으로 항공업계 구조 재편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LCC들 역시 독자 생존과 흡수 합병 사이에서 중대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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