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확정되진 않았으나 김 원내대표가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할 때 입장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내대책회의는 매주 화요일에 정례적으로 개최되며 회의 주재자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한다.
김 원내대표에 대한 의혹은 전직 보좌진 제보를 통해 연일 제기되고 있다. △국정감사 직전 쿠팡 대표와 70만원 호텔 오찬 △대한항공 160만원 호텔 숙박권 수수 의혹과 함께 △보좌진에게 장남 국정원 업무(예비군 연기) 대리지시 △아내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가족의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보좌진을 통한 차남 취업청탁, 부인이 동작구의회 의원들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전형적인 ‘갑질’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이나 직접적인 업무 지시 의혹 등은 그간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할 때 전면에 내세웠던 ‘공적 지위의 사적 남용’ 논리와도 연결된다.
김 원내대표 측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면직된 전직 보좌진들의 일방적인 폭로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전면 부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부분 폭로가 단순한 발언이 아닌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 증거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숙박비용은 1일 30만원대”, “쿠팡과 식사에는 3만8000원짜리 파스타를 먹었다”고 말하는 등 청탁금지법을 피해가기 급급한 모습이다.
이미 당 안팎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사퇴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박주민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취 문제를 제가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저 같으면 아마 이런 얘기가 나오면 처신에 대해서 굉장히 깊게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29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해명 가능한 사안인지 또는 거꾸로 용단을 내려야 되는 사안인지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민주당 공식유튜브인 ‘델리민주’에서 중계한 전남 무안 현장최고위 영상 라이브 댓글창에도 ‘김병기는 당장 사퇴하라’, ‘국민의힘 뭐가 다른가’라며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다수 달렸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도 김병기 원내대표의 사퇴에 힘을 싣고 있다. 박병언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사안이 엄중해 보인다. 사안의 엄중함에 부합하는 사려깊은 행보를 보여 주셔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여객기 참사 추모식 후 기자들과 만났으나 ‘내일 거취 표명을 할 것이냐’,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냐’ 등의 질문에 대해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확한 진실은 수사로 가려지겠지만 전 보좌진의 폭로가 계속되면 야당이 공격할 빌미만 주게 된다. 또 폭로내용도 완전히 부인하진 못하는 상태”라며 “김 원내대표는 사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원내대표도 이제는 민주당 강성지지층의 사퇴 촉구를 인지했기 때문에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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