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兆’ 보상안 내밀었지만…‘진정성’ 의심받는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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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兆’ 보상안 내밀었지만…‘진정성’ 의심받는 쿠팡

이데일리 2025-12-29 15:52: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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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김지우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일으킨 쿠팡이 1조 7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을 추진한다. 이는 한국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액이다. 쿠팡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의 4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총액 규모는 크지만 정작 1인당 5만원꼴인 데다, 그마저도 4개 서비스(쿠팡·쿠팡이츠·쿠팡트래블·알럭스)용 ‘구매이용권’으로 쪼개어 지급하기 때문이다. 핵심인 쿠팡·쿠팡이츠 기준 보상액은 1만원 수준이어서 보상안 자체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등이 연 반노동 반사회 범죄기업 쿠팡 규탄 노동자 시민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쿠팡을 규탄하는 스티커를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쿠팡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사고 관련 보상안은 1조 6870억원 규모로 총액 기준으로 보면 한국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는 “쿠팡의 모든 임직원은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고객에게 얼마나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쳤는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객을 위한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는 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보상은 내년 1월15일부터이며, 쿠팡 구매이용권 형식으로 이뤄진다. 와우(유료멤버십) 회원과 일반 회원 모두에게 지급되며, 탈퇴 고객도 포함된다.

쿠팡Inc는 올 3분기 기준 순이익 3840억원(순이익률 1%)을 기록했는데, 이번 보상안 규모는 이보다 4배 이상 많다. 또 쿠팡의 지난해 당기순이익(940억원)과 비교해도 18배 수준이다. 이처럼 총액 규모는 크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받을 보상 규모가 인당 5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쿠팡(5000원), 쿠팡이츠(배달·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여행·2만원), 알럭스 상품(명품·2만원) 등으로 지급돼서다. 1회씩 사용 가능한 구매이용권인데, 쿠팡·쿠팡이츠(총 1만원)를 제외하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상암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는 “사용하지도 않는 쿠팡 계열 할인 쿠폰 정도가 나와 내 개인정보 값어치인가”라며 “이 기회에 쿠팡 내 다른 서비스까지 이용해보라는 건지 어이가 없다. 결국 보상은 5000원꼴이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쿠팡 이전 대규모 해킹사고를 겪었던 SK텔레콤(017670)의 보상책과도 비교한다. 당시 SK텔레콤은 직접 요금 50% 할인, 매월 50GB 제공, 해지 시 위약금 감면 등의 서비스형 보상을 진행했다. 실질적인 혜택이 적은 쿠팡의 보상안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또한 SK텔레콤의 보상책은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 후에 진행된 건이라는 점에서도 쿠팡과 결을 달리한다. 쿠팡의 경우 정부 조사 결과 발표는 물론, 30일 연석 청문회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단행된 것이어서 국면 주도를 위한 전략적인 노림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상안 자체가 국면전환용으로 마련된 만큼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안인데, 소송전으로 가더라도 일단 부정적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쿠팡의 사업 포트폴리오상 객단가를 계산해서 내린 합리적인 결정일텐데, 월 7890원(구독료)에 사용자수 1300만~1400만명을 계산하면 대략 쿠팡이 버는 연 구독료가 1조원 이상이다. 쿠팡 5000원은 트래블·알럭스의 2만원과 맞먹는 가격이라고 평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쿠팡으로만 보상 규모가 2만원 이상이 돼야 했는데 트래블과 알럭스를 끼어 넣은 건 마케팅적 요소로 풀이된다”며 “쿠팡 사태와 비슷한 SK텔레콤의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가 약 10만원 보상안을 제시했는데, 쿠팡 역시 비슷한 규모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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