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마치 초등학생 사이 들어온 중학생 같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이상범 부천 하나은행 감독은 청주 KB국민은행의 센터 박지수(27)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 여자프로농구 WKBL 무대를 처음 경험한 그는 "박지수를 처음 봤을 때 큰 신장(196cm)에도 빠르고 기술까지 좋아 깜짝 놀랐다. 왜 사람들이 박지수 이야기를 하는지 느꼈다"며 "지금은 몸이 안 좋아서 그렇지 컨디션만 회복하면 정말 좋은 선수다. WKBL 차원에서 관리를 해야 할 자원이다"라고 극찬했다.
올 시즌 WKBL은 개막 전부터 KB국민은행의 독주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여자농구 간판 박지수가 튀르키예 생활을 마치고 1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해서다. 역시 국가대표인 포인트가드 허예은, 슈터 강이슬 등 기존 주축들이 건재한 가운데 박지수까지 합류해 '적수가 없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박지수의 몸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다. 그는 독감 증세와 신우신염 등으로 초반 13경기 중 6경기를 결장했고, 출전한 7경기에서도 WKBL 데뷔 후 가장 적은 출전 시간(17분 15초)을 기록하며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기둥이 흔들리자 팀 전체가 부침을 겪는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올 시즌 박지수가 없는 6경기에서 2승 4패에 그치며 10승 3패를 기록한 하나은행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달 중순 박지수가 복귀하면서 연승 가도를 달렸지만, 지난 주말 안방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전(66-68 패)과 하나은행전(72-81 패)을 모두 패하면서 다시 고민이 커졌다.
2경기 모두 경기 종반까지 접전을 펼치고도 막판 집중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박지수를 향한 의존도가 높아져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수는 우리은행전에서 4쿼터 팀의 14득점 중 절반인 7득점을 기록했고, 하나은행전 또한 4쿼터 17득점 중 5득점을 책임졌다. 그럼에도 승리와 연이 닿지 못했다.
KB국민은행은 박지수 외에도 강이슬, 허예은, 이채은, 송윤하, 나윤정, 사카이 사라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좋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시즌 박지수가 자리를 비웠을 때 3점슛과 빠른 트랜지션을 적극 활용해 봄농구 티켓을 확보하는 등 나름의 경쟁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박지수가 가세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원했지만,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7승 6패를 기록한 KB국민은행은 전반기를 3위로 마친 채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했다. 다음 달 11일 용인 삼성생명전까지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KB국민은행이 후반기에는 건강을 되찾은 박지수와 함께 재도약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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