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 46개월째 '먹구름'…새해 출발선에서도 움츠린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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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심리 46개월째 '먹구름'…새해 출발선에서도 움츠린 한국 경제

폴리뉴스 2025-12-29 15:19:46 신고

서울 여의도 일대 기업 빌딩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일대 기업 빌딩 모습 [사진=연합뉴스]

새해를 앞둔 국내 기업들의 경기 인식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국면이 길어지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2026년의 첫 달 역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을 예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기 전망 조사 결과, 내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보다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특히 이 같은 흐름은 2022년 봄 이후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어, 기업 심리의 구조적 위축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조업의 경우 건설·철강과 연관된 비금속 소재, 금속가공 분야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건설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과 정유 업종 역시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보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전자·통신장비와 자동차 등 전통적인 주력 산업도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반도체 가격이 일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재고 조정과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업들은 단기적인 낙관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으나, 환율 변동성과 주요국 통상 환경 변화가 변수로 꼽힌다.

비제조업 역시 체감 경기는 냉랭하다. 건설업은 부동산 시장 조정 국면과 자금 조달 부담이 겹치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물류·운수 업종은 내수 회복 지연과 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문·사업지원 서비스 분야도 기업 활동 전반이 위축되면서 수요 감소 영향을 받고 있다.

부문별 지표를 보면 기업들의 부담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투자와 고용 전망은 모두 기준선을 하회하며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설비 투자나 인력 확충보다는 비용 관리와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자금 사정과 채산성 역시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해, 금융 비용 부담과 원가 상승 압박이 여전히 경영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와 수출 전망 또한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소비 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해외 시장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 기조 강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 항목의 경우 기준선을 웃돌았는데, 이는 기업들이 향후 수요 둔화를 우려해 재고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개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체감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업 심리가 장기간 위축된 상황에서는 투자와 고용 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안팎에서는 산업 구조 재편과 비용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 지원과 함께 에너지 비용, 물류비 등 기업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제도 변화 과정에서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진다.

수치상 성장률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영 환경이다. 심리가 살아나야 투자와 고용, 소비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해를 앞둔 한국 경제가 길어진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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