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환경 속에서도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호조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이를 뒷받침한 결과다.
|
◇ 새정부 출범 후 수출 뒷심…반도체·자동차가 ‘효자’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은 29일 기준 잠정 집계한 결과 연간 누계 수출액이 7000억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연간 수출 규모는 1995년 1000억달러, 2004년 2000억달러, 2006년 3000억달러, 2008년 4000억달러, 2011년 5000억달러, 2018년 6000억달러를 각각 넘기며 빠르게 증가해왔다. 수출 7000억달러는 2018년 이후 7년 만의 성과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2000년), 독일(2003년), 중국(2005년), 일본(2007년), 네덜란드(2018년)에 이어 수출 7000억달러를 돌파한 세계 6번째 나라가 됐다. 프랑스는 한국보다 먼저 6000억달러를 달성했지만 7000억달러는 이날 현재 넘지 못했다.
이는 우리 수출이 미 관세, 보호무역 확산 등 어려운 통상환경 속에서도 우리 국민과 기업의 저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 수출은 올해 초 만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반기 수출이 감소했으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시장 신뢰가 회복되고 대미 관세 협상 타결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번 성과는 반도체를 필두로 자동차·선박·바이오 등 주력 제조업이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올해 11월 누적 기준 1526억달러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1419억달러)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을 앞세워 올해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예고됐다. 올해 1~11월 누적 자동차 수출액은 660억달러로, 종전 최대 실적인 2023년 709억달러를 뛰어넘기까지 48억 3000만 달러를 남겨둔 상태다.
K-푸드·뷰티 등 소비재와 전기기기 등 유망품목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화장품 수출은 11월 누적 104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위 실적을 견인했다.
◇ 수출 다변화 전략도 주효…“2년 연속 7천억달러 목표”
수출 지역을 살펴보면 미·중 비중이 감소하고, 아세안·유럽연합(EU)·중남미가 증가하는 등 시장 다변화 전략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9월까지 수출 중소기업의 수출액·기업수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수출 저변도 한층 넓어졌다.
수출 약진과 함께 외국인직접투자도 역대 최대 실적을 앞두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했지만 하반기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정책과 연계된 투자가 대폭 유입되면서 종전 역대 연간 최대 실적인 지난해 345억 7000만 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공장·사업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의 그린필드 투자가 대폭 유입되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내년에도 수출과 외국인투자 상승 흐름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년 연속 수출 7000억 달러 및 외국인투자 350억달러 이상의 실적 달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록이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역풍 속에서 거둔 결실이라는 점에서 우리 수출의 견고한 방어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번 성과는 물량 확대에 기댄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반도체·선박·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질적 고도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AI와 친환경 전환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신흥국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고 비관세 장벽에 대한 대응 역량을 높여 수출 성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구조적 기반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