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4주 차에 접어들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이 있다.
JTBC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중 주요 장면. / JTBC '경도를 기다리며'
바로JTBC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8일 방송된 8회는 전국 4.2%(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수도권 4.4%를 나타냈다. 첫 회 2%대 중반에서 출발해 점진적으로 수치를 끌어올린 흐름이다.
8회에서는 기자 이경도(박서준)가 연인 서지우(원지안)를 물심양면으로 지지하는 장면이 중심에 놓였다. 자림 어패럴 상무로 첫 출근을 앞둔 서지우가 낯선 환경에 긴장하자, 이경도는 자신의 오랜 운전기사 김충원을 다시 불러 출퇴근을 맡겼다. 과거 두 사람 모두에게 버팀목이 됐던 인물을 곁에 두며 심리적 안정감을 더한 선택이다.
이경도의 지원은 일상적인 배려로도 이어졌다. 보도자료에 사용할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찍어 달라는 요청에 투덜대면서도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좋아하는 세상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이 장면은 극 중 로맨스 결을 분명히 하며 시청자 반응을 끌어냈다.
서지우의 변화도 뚜렷했다. 미묘한 임원진 견제와 무시 앞에서 위축되던 초반과 달리, 상무로서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처리하며 중심을 잡아갔다. 이전 회차에서 보였던 불안한 태도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인물의 성장선을 분명히 드러낸 회차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도를 기다리며' 주연 원지안, 박서준. / JTBC 제공
'경도를 기다리며' 주연 박서준, 원지안. / JTBC 제공
후반부 전개는 스페인 말라가 출장으로 무게가 이동했다. 디자이너 임상아를 섭외하기 위해 떠난 출장에서 두 사람은 업무와 개인 감정이 뒤섞인 시간을 보냈다. 힌트만을 단서로 숙소를 찾는 과정은 고된 일정이었지만, 극 중에서는 관계를 밀착시키는 장치로 작동했다. 시장에서 같은 스카프를 고른 여성이 바로 임상아였다는 반전은 다음 회차를 향한 궁금증을 키웠다.
서스펜스 축도 함께 확장됐다. 이경도는 비서가 내온 커피에서 알츠하이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서지우에게 알렸다. 남편 김우형의 행동을 둘러싼 의심은 과거 주치의 면담 장면과 맞물리며 확신으로 기울었다. 여기에 마약과 불륜 제보의 배후가 김우형이라는 사실까지 겹치며 갈등 구조가 분명해졌다.
이 드라마의 시청률 상승은 단번에 튀기보다 누적형에 가깝다. 전국 기준 시청률은 1회 2.7%, 2회 3.3%, 4회 3.9%를 거쳐 8회에서 4.2%로 최고치를 찍었다. 동시간대 경쟁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우상향 곡선이다.
시청자들에게 몽글몽글 로맨스 선사하고 있는 '경도를 기다리며' 주연들. 원지안, 박서준. / JTBC 제공
입소문이 형성된 이유도 분명하다. 박서준의 로맨스 복귀라는 요소, 재회 로맨스에 기자와 스캔들 당사자 아내라는 불편한 관계 설정, 문학적 모티프를 차용한 구조가 결합됐다. 빠른 전개나 강한 자극 대신 감정선과 대사에 비중을 둔 선택이 특정 시청층을 단단히 묶었다. 네이버 오픈톡에서는 누적 55만 명 이상의 인원을 모으며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중 화제성 톱2를 내달리고 있다.
다만 호불호 지점도 존재한다. 과거 회상 장면의 연출, 느린 템포, 기다림을 전제로 한 구조는 답답하다는 반응도 일부 있다. 이 지점이 시청률 급등을 막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남기는 장치로 작동한다.
어찌 됐던 이 작품은 조용히 출발해 4%대에 안착했다. 숫자보다 눈에 띄는 건 시청 흐름의 방향성이다. 자극을 줄이고 감정과 관계에 집중한 선택이 어느 지점에서 한계를 맞을지, 혹은 입소문을 동력으로 더 확장될지는 남은 회차에서 판가름 난다.
'경도를 기다리며' 9회는 오는 1월 3일 오후 10시 40분 JTBC에서 방송된다.
'경도를 기다리며' 시청률 추이. JTBC, 닐슨코리아 제공 자료 바탕으로 제작한 이미지.
1회 12.06 - 2.7%
2회 12.07 - 3.3%
3회 12.13 - 3.1%
4회 12.14 - 3.9%
5회 12.20 - 3.3%
6회 12.21 - 3.4%
7회 12.27 - 3.3%
8회 12.28 -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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