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네타냐후, 29일 회담…가자 휴전 2단계 돌입할까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다. 두 사람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자지구 휴전을 비롯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란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AFP)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날 미국 플로리다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에선 가자지구 휴전의 2단계, 이란 및 레바논 문제 등이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6일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네타냐후 총리가 불안정한 휴전을 흔들고 평화 절차를 지연시키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자 이를 설득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올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휴전안에 합의했다. 이 계획에는 이스라엘의 가자 철수와 하마스의 무장 해제 및 통치 역할 포기 등이 담겨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구상에 포함된 과도 통치기구인 ‘평화위원회’와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유엔 회원국들의 가자지구 내 임시 국제안정화군(ISF) 배치에 앞서 조속히 출범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휴전 2단계에 돌입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휴전 협상 2단계는 가자지구 비무장화를 위한 하마스 군사능력 해체, 하마스 구성원 사면, 가자지구 과도 정부 수립 및 이스라엘군 단계적 철수, 종전 후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할 국제적 ‘평화위원회’ 구성 등이 순차적 실행을 의미한다. 하마스는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마지막 이스라엘 인질의 유해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평화적으로 무장 해제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하기 위해 군사 행동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양측 교전도 완화됐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10월 휴전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4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가자 보건 당국에 따르면 대부분이 민간인이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이스라엘 병사 3명을 살해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을 통해 약화된 이란과 이란 지원 세력들이 전력을 재건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2024년 11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1년 넘는 전투를 끝냈다. 레바논은 연말 시한 내에 헤즈볼라 무장 해제 임무를 거의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헤즈볼라는 무기 반납 요구에 저항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진전이 부분적이고 더디다고 보고 있으며, 헤즈볼라의 재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레바논에서 거의 매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6월 이스라엘과 12일간 전쟁을 치른 이란은 이달 들어 두 차례 미사일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충돌을 원하지는 않지만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란의 이 같은 활동을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군 공습을 지시했지만, 이후에는 이란과의 잠재적 합의 가능성도 거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