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배준철 기자] "왜 인류의 위생을 위한 세정과 작물을 지키기 위한 방제는 필연적으로 자연을 파괴해야만 하는가?"
25년간 한 연구자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이 질문이 2026년 글로벌 산업계를 뒤흔들 해답으로 돌아왔다. 주인공은 친환경 바이오 기업 히스기야(HISKIYA)의 김수현 대표다. 그가 개발한 신물질 'STR-020'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이어져 온 화학 계면활성제의 시대를 종식하고 '천연 계면침투'라는 새로운 장르를 여는 신호탄이다.
■ 25년 외길, '계면침투'라는 새 지평을 열다
김수현 대표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집요함'이다. 그는 25년간 녹차, 무화과, 뽕나무 등 수만 가지 식물성 원료를 배합하고 실험하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안전한 세정 메커니즘을 찾아 헤맸다. 그 결실이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천연 계면침투 플랫폼 'STR-020'이다. 기존 계면활성제가 오염물질 표면에 달라붙어 억지로 떼어내는 물리적 박리 방식이었다면, STR-020은 '침투와 분해'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접근법을 취한다. 미세한 거품이 오염원 깊숙이 침투해 구조를 와해시키고, 이를 자연 상태로 생분해하며, 최종적으로 독성을 해독해 환경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김 대표는 "기존 화학물질이 남긴 잔여물은 또 다른 오염원이 되지만, STR-020은 VOC(휘발성유기화합물) 0, 어류독성 0, 피부자극 0.00이라는 수치가 증명하듯 사용 후 자연으로 돌아가 생태계의 일부가 된다"고 강조했다. 99%에 달하는 생분해도는 그가 25년간 지켜온 '환경 치유'라는 철학이 빈말이 아님을 증명한다.
■ 세계가 먼저 알아본 가치
국내보다 해외 시장이 김수현 대표의 진가를 먼저 알아봤다. STR-020은 제7회 국제 엘리트 창업대회(International Elite Entrepreneurship Competition)에서 쟁쟁한 글로벌 기술들을 제치고 신소재 분야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단순한 친환경 세제를 넘어 기존 계면활성제 산업의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라고 극찬했다. 한국 중소기업이 개발한 원천 기술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이 수상은 25년의 고독한 연구가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받는 순간이자,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됐다.
■ 소나무재선충병에 던진 희망
김수현 대표의 시선은 도시의 위생을 넘어 숲의 회복으로 향하고 있다. 임업계 난제로 꼽히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STR-020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재선충 방제는 고독성 살충제를 나무에 주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는 토양·수질 오염과 꿀벌 실종 등 심각한 2차 피해를 낳았다. 김 대표는 여기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재선충을 죽이기 위해 숲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STR-020은 재선충의 서식 환경을 무너뜨려 자연 도태를 유도하고, 막혀있던 나무의 물관을 뚫어 소나무 스스로 병을 이겨내게 돕습니다."
히스기야 연구팀의 실증 결과, STR-020은 재선충 방제뿐 아니라 나무의 생리 활성도를 높여 숲 전체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보였다. '살충(殺蟲)'이 아닌 '회복(回復)'에 방점을 찍은 접근법은 환경단체와 임업계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 2026년, ESG 시대의 해답
2026년은 김수현 대표와 히스기야에게 도약의 원년이다. 전 세계적으로 ESG 규제가 강화되고 화학물질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흐름 속에서 STR-020의 적용 범위는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잔류 농약 걱정 없는 병해충 방제제로, 산업 현장에서는 작업자 건강을 해치지 않는 강력한 세정제로, 축산 및 공공 방역 현장에서는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소독제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산업이 친환경을 외치지만 실효성 있는 대안이 부족한 시점에 STR-020은 가장 확실하고 검증된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뷰 말미, 김수현 대표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STR-020은 단순한 물질의 발명이 아닙니다. 파괴하는 거품의 시대를 끝내고 환경을 살리는 거품의 시대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점입니다."
한 기업가의 끈질긴 집념이 만들어낸 이 작은 거품이 병든 지구를 씻어내고 다시 숨 쉬게 만들고 있다. 기술을 넘어 인류와 자연의 공존을 고민하는 CEO 김수현. 그가 이끄는 히스기야가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중심에서 어떤 치유의 기적을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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