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서림동의 낡은 버스 차고지가 미래 산업의 심장부로 다시 태어난다. 오랫동안 시내버스 주차 공간으로 쓰였던 부지가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기술 창업의 요람으로 변모하며, 지역 경제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관악구(구청장 박준희)는 서림동 소재 신림3공영차고지 일대에 '서울창업허브 관악' 조성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해당 부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변경)안이 원안 가결됨에 따라, 행정적 걸림돌이 모두 제거된 상태다. 이번 결정으로 기존 버스 차고지 기능은 폐지되고, 그 자리에 창업 지원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가 들어설 토대가 마련됐다.
서울창업허브는 단순한 사무 공간 임대를 넘어 투자자 매칭, 사업 전략 고도화 등 창업 전 주기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핵심 플랫폼이다. 관악구는 민선 7기부터 추진해 온 '관악S밸리'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이번 허브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새롭게 조성될 '서울창업허브 관악'은 심층 기술(Deep-tech) 기반의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는 앵커 시설 역할을 맡는다. 특히 인근 서울대학교와 각종 연구 기관의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기술력을 갖춘 청년 창업가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대학과 협력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다만 실제 건물이 들어서기까지는 긴 호흡이 필요해 보인다. 구는 향후 필요한 행정 절차를 차례로 밟아 2028년 착공에 들어가고, 2031년 최종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영차고지라는 공공부지를 활용하는 만큼 사업의 안정성은 확보됐으나, 완공까지 약 7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급변하는 스타트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운영 설계가 숙제로 남았다.
현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단순한 공간 창출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리적인 차고지 폐쇄를 넘어,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던 서림동 일대를 청년과 기술이 모이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의 의지가 투영됐기 때문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서울창업허브 관악은 단순 공간 조성을 넘어 구의 산업 구조 자체를 강화하는 전략적 투자"라며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해 관악S밸리가 명실상부한 서남권 벤처 메카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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