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배우자 권력이 국가 시스템을 흔들었다”… 김건희 특검, 180일 수사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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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배우자 권력이 국가 시스템을 흔들었다”… 김건희 특검, 180일 수사 결론

뉴스로드 2025-12-29 12:15: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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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검이 기자들과 만나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검이 기자들과 만나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 6개월의 최종 결론을 발표했다. 특검의 평가는 단정적이었다. “김건희는 대통령 배우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고가의 금품을 수수하고, 인사와 공천에 폭넓게 개입했다.” 특검은 이를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훼손된 사례”라고 규정했다.

수사는 지난 7월 2일 시작해 12월 28일 종료됐다. 180일 동안 특검이 재판에 넘긴 인원은 중복 포함 총 76명, 기소 건수는 31건이다. 이 가운데 20명은 구속기소됐다.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29건 중 20건이 발부됐다. 특검팀은 수사 종료와 함께 해산하고, 향후에는 공소 유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수사의 핵심 성과로 장기간 사회적 논란이 이어졌던 주가조작 의혹을 종결한 점을 들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2020년부터 수사가 진행됐지만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특검은 재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물증을 확보했고, 이를 근거로 김 여사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삼부토건, 웰바이오텍 등 복수의 주가조작 사건도 함께 정리됐다.

금품 수수 의혹은 구체적 액수로 제시됐다. 특검이 파악한 김 여사 관련 금품 수수액은 총 3억7725만원이다. 특검은 통일교 관계자, 기업인, 전·현직 공직자 등으로부터 명품 가방, 귀금속, 고가 미술품 등이 전달된 정황을 확인해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특검은 “영부인이 대통령 권력을 배경으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전형적인 매관매직”이라고 표현했다.

통일교와의 관계는 별도의 축으로 다뤄졌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교단 현안 해결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목적으로 김 여사에게 접근해 금품을 전달하고, 선거와 당내 정치 과정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이를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 원칙과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 ‘정교유착’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 전·현직 간부들이 구속기소됐다.

윤석열 정부 시기 고위 공직자들도 재판에 넘겨졌다.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의혹과 관련해 당시 관저 공사를 총괄한 정부 관계자들이 기소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인수위원회 관계자를 통해 국가 계약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은 모든 의혹에서 김 여사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의 경우, 대형 국책사업의 노선이 합리적 사유 없이 변경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어떤 경로로 개입했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IMS모빌리티 투자 의혹 역시 김 여사 연루 정황은 밝히지 못한 채, 관련자 일부를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특검은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일부 뇌물·구명로비 의혹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안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한다고 밝혔다. 민중기 특검은 “특검법 시행 이전 수사가 장기간 지체됐던 사안들을 객관적 증거 중심으로 정리했다”며 “사법적 판단은 이제 법원의 몫”이라고 했다.

특검 수사는 권력형 비리의 윤곽을 드러냈지만, 동시에 제도적 한계도 함께 남겼다. 일부 국책사업과 특혜 의혹은 구조적 문제를 확인하고도 정점까지 닿지 못했다. 이 지점에서 과제는 명확해진다. 권력 사유화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진한 고리를 제도적으로 끊어내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권력은 통제돼야 한다’는 원칙은 이번 특검 결과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부족한 수사를 보완하고 국가 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한 추가 종합특검 검토는 제도 복원의 문제다. 사법적 판단을 완결짓는 선택이 곧 민주주의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점에서, 이제 공은 국정 운영의 판단 영역으로 넘어왔다. 청와대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180일간 이어진 특검 수사는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피의자로 공개 출석하고 구속기소된 헌정사상 초유의 사례를 남겼다. 특검의 결론은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대통령 배우자의 비공식 권력이 어디까지 국가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지를, 이번 수사가 드러냈다는 것이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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