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이라는 숫자가 문경은 감독(54)의 시간을 증명했다.
수원 KT 소닉붐은 2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KBL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대75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 승리로 문경은 KT 감독은 개인 통산 300승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화려함보다 꾸준함으로, 결과보다 과정으로 쌓아 올린 기록이다.
300승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는 “고민과 실패, 고뇌와 성공이 반복된 결과가 숫자로 남은 것”이라며 “그 과정을 떠올리면 의미가 굉장히 포괄적”이라고 말했다.
연패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었기에 감정은 더욱 복합적이었다. 문 감독은 “개인적으로 정말 이루고 싶었던 300승이었지만, 과정과 상황을 돌아보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며 기록 뒤에 숨은 현실도 함께 짚었다.
숫자보다 팀의 현재를 먼저 바라본 시선은 300승을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첫 승’을 꼽았다. 2011-2012시즌, 공교롭게도 KT를 상대로 거둔 감독 첫 승이다.
문 감독은 “당시에는 모든 걸 노트에 적어가며 준비했다. 그땐 엄청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정말 허술했다”며 웃었다. 이어 “선수들과 함께 배우고, 같이 뒹굴던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초보 감독의 열정과 시간이 만들어낸 성장이 고스란히 담긴 회상이었다.
통산 300승을 가능하게 한 비결로는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문 감독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까지 세 덩어리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 소통과 신뢰가 팀을 만든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농구 철학은 ‘원팀’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는 KT의 성적 기복에 대해서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빠른 농구를 추구하던 큰 틀이 김선형이라는 핵심 선수의 부상 이탈로 흔들렸다”며 “기존 문화를 지우는 작업과 새로운 시스템을 입히는 작업을 동시에 해야 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결과론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과정이라는 인식이다.
남은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문 감독은 “완전체를 구성해 내가 보여주고 싶은 농구로 성적을 끌어올리고 싶다”며 “시간은 걸렸지만 KT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300승은 끝이 아니다. 그는 “앞으로도 더 발전하는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다음 스텝을 향해 다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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