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오른팔에서 제주 감독으로 홀로서기, 세르지우 첫 기자회견 “주도적으로 경기 지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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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오른팔에서 제주 감독으로 홀로서기, 세르지우 첫 기자회견 “주도적으로 경기 지배하겠다”

풋볼리스트 2025-12-29 11:45:49 신고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SK 감독. 김정용 기자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SK 감독. 김정용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썼던 표현들과 비슷한 멘트가 쏟아졌다. 29일 서울 강서구의 메이필드 호텔에서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SK 신임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세르지우 감독은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감독의 오른팔로서 한국 생활이 익숙하다. 지도자 경력 초반부터 선수가 아닌 벤투 감독의 분석관으로서 시작했다. 벤투를 따라 스포르팅CP, 포르투갈 대표팀, 크루제이루, 올림피아코스, 충칭리판 등 대부분 경력을 벤투 감독의 보좌로서 함께 했다. 점점 역량을 키워 충칭, 그리고 이어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대표팀에서는 수석코치를 맡았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을 지휘하기도 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벤투 감독이 퇴장 당하면서, 3차전은 세르지우가 대행으로서 지휘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대회 유일한 승리였던 포르투갈전을 이끌며 한국 축구사에 이름을 남겼다.

홀로서기를 준비해 온 세르지우 감독은 수 개월 전부터 K리그 여러 구단과 접촉했다. 그 중 강등위기를 겪으며 쇄신이 가장 절실했던 제주가 세르지우 감독과 함께 하기로 했다. 공식 취임절차를 앞둔 조자룡 제주 신임 대표이사가 기자회견 현장에서 환영했다. 이하 기자회견 전문

- 취임 소감

제주에 와 굉장히 기대된다. 한국이 늘 그리웠다. 한국의 문화, 자연, 한국인의 성실함이 그리웠다.

- 감독 데뷔 소감과 제주를 어떻게 변화시킬 생각인지

첫 목표는 과정을 믿는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지름길을 택하지 않겠다. 과정의 힘을 믿고, 모든 선수뿐 아니라 스태프까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책임이 크다는 걸 안다. 구단이 나와 내 스태프를 불러 준 데에는 굉장한 노력이 있었다. 우리는 팬들과 구단에 좋은 성과를 가져다 줄 준비가 되어 있다.

- 벤투의 일명 빌드업 축구와 비슷한 전술 스타일인지? 선수단 파악은 아직 안 됐겠지만

아니다. 선수단 파악은 되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주도적, 긍정적이고 볼을 소유하는 경기다. 팬들이 흥분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싶다. 벤투 시절과 비슷한 경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나의 DNA이기도 하다. 빠르게 공을 탈취하고 경기를 주도할 것이다. 압박하고, 소유하고, 공 주위의 움직임을 늘려 경기를 장악할 것이다.

핵심은 조직력, 규율, 야망이다. 경기뿐 아니라 훈련과 미팅에서도 이 핵심이 중요하다.

- 지난 시즌 제주를 평가한다면?

장점은 말할 수 있지만 약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제주는 개인 기량이 좋고 성숙하다. 내가 보기에는 특히 미드필더가 강하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많이 봤다. 모든 팀은 필요한 포지션을 영입해야 하는데, 그 선택에 있어 파트별 전문가들과 토론하면서 채워가도록 노력하겠다. 선수단만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제주 구단의 모든 분야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가 초점이다. 합심해서 하나의 팀으로 발전하는 것, 내 개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성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

** - 벤투 감독의 조언이 있었나?

감동적인 기자회견을 만들고 싶으신가 보다. 벤투 감독은 가장 친한 친구고, 매일 엄청나게 많은 대화를 한다. 그를 떠나는 건 짐작하시다시피 아주 힘들었다. 감독으로서 내 가장 큰 본보기이고, 가장 친한 친구다. 벤투 감독은 구단이 원하는 걸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스스로의 경력과 가족도 고려하라고 해 줬다. 제주가 갖고 있는 프로젝트에 공감했고 큰 책임감과 함께 여기 왔다.

** -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 승리 당시를 회고한다면?

특별한 순간이었다. 오직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가나전은 우리가 질 경기가 아니었다. 끝나고 나서 벤투 감독에게 우리를 믿어달라 했다. 포르투갈전에서 모든 순간이 특별했는데 첫 번째 코너킥에 이어 카운터 어택에서 손흥민이 공을 끌고 올라갔고 황희찬이 침투해 득점했다. 내 가족이 병원에 있던 시기이기도 한데, 승리를 한국 팬들에게 가져다준다는 기분은 대단했다.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기쁨이 폭발한 순간은 정말 특별했다.

- 타국에서 감독 첫발을 내딛는 포부

한국은 단순한 타국이 아니라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4년 반 살았다. 우리 가족도 한국을 자기 나라처럼 생각하고 있다. 자녀가 3명 있는데 모두 한국에 간다니까 좋아했다. 감독 경력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 제주가 뭐라고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또 설득했는지

구단의 노력에 크게 감동했다. 날 진정 원한다는 걸 느꼈다. 제주가 가진 프로젝트에 있어 다음 시즌 선수 구성에 있어 내게 자유와 선택권을 줬다. 조직적으로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을지 책임감이 있으며 혼자가 아니라 나눠 짊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1군뿐 아니라 유소년도 어떻게 발전시킬지, 그 목표가 날 여기로 이끌었다.

- K리그를 오래 관찰해 오며 문화적, 전술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일반적으로 보면 한국 선수들은 굉장히 인상적인 프로필을 갖고 있다. 기술적인 능력과 성실함으로는 다른 나라의 어지간한 구단에서는 보지 못한 수준이다. 그리고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 자주 나온다는 게 특징이다. 역습과 피역습이 반복되는 리그다. 제주에서는 밸런스가 깨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경기를 다른 방식으로 지배하고 싶다. 공수 모두 균형이 잡힌 팀을 만들고 싶다. 공격자원들도 공을 잃어버리면 바로 수비에 가담해야 한다. 상대 진영에 진입하면 선수들이 마음대로 콤비네이션을 맞춰가도록 해 주는 상황도 있겠지만, 전환 상황 등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팀을 잘 꾸려 갈 것이다. 모든 건 우리가 공을 소유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게 제주에 가져오고 싶은 것이다. 확실한 건 주도하고 압도하는 게 중요하다. 기다리지 안을 것이다. 주도적으로 경기할 것이며, 상대에 대응하는 경기는 안 할 것이다. 당연히 우리가 지는 날도 있겠지만 그건 세계 어디에나 있는 일이다. 지더라도 우리의 철학 속에서 질 것이고, 철학 속에서 해야 할 일을 해낼 것이다. 만약 주도적으로 경기하면 결국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은 말뿐이지만 15일 소집하면 그때부터 주도적인 경기를 바로 시작할 것이다.

- 눈여겨 본 제주 선수는?

우리의 목표는 과정을 믿자는 것이다. 좋은 순간도 나쁜 순간도 있겠지만, 철학을 갖고 접근한다면 나쁜 순간이 나올 확률은 낮아질 것이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겠다. 다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팀보다 중요한 건 없다. 선수보다도, 나보다도 팀이 우선이다. 나이, 국적 등에 상관 없이 평등하게 팀을 꾸려 나갈 것이다.

- 정조국 코치와 어떤 호흡이 기대되나

()조국은 수석코치가 될 것이다. ()재철도 코치로 합류한다. 하지만 국적 이야기는 이번까지만 하고 싶다.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정조국 코치와 미팅을 하며 중요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그가 나를 잘 알고 있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조국은 리그, 제주, 타팀 선수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다시 말씀드리는데 국적을 언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

- 원하는 축구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얼마나 걸릴지?

게임 모델을 적용하기에 프리 시즌에 충분한 시간이 있다. 시간 핑계를 대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 철학에 대한 의심이 있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다. 집에 머무르거나 벤투 곁에 머무르는 게 더 편했을 것이다.

- 중요하게 봐야 하는 숫자, 즉 지표는 어떤 것인지?

데이터는 데이터일 뿐이다. 난 전체적인 걸 본다. 예를 들어 센터백들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하는 걸 흔히 보실 것이다. 그런 게 데이터다. 하지만 중요한 건 패스의 질이다. 옆으로 2, 3m 거리 패스를 하는 것도 괜찮을까? 상대의 밸런스를 깰 수 있는 전환 패스, 상대 진영 사이로 찌르는 패스와는 질이 다르다. 나는 양적인 분석이 아니라 질적인 분석을 하려고 한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에서 공 소유를 길게 한다고 비판 받았던 걸 안다. 빌드업을 하면서 상대의 균형을 깨려고 했다. 만약 두 세 번 패스만에 상대 진영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 4, 5회 패스는 필요하지 않다. 축구는 복잡하다. 때로는 빠르게 올라가야 하고, 때로는 상대를 끌어내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빌드업해야 한다. 그러려면 침착해야 하고, 주도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공격적인 포지션 게임을 할 것이다. 점유율을 높이면서, 수직적이고, 공 주위 움직임이 많을 것이고, 상대 역습에 대한 대비를 늘 할 것이다. 수비는 적극적으로 또 공세적으로 할 것이다. 이건 타협의 여지가 없다. 그 어떤 선수든 수비가담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제주 구단이 바이에른뮌헨, LAFC와 맺은 유소년 협약에 대한 생각은

대답을 피하려는 건 아니지만, 더 알아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난 어제 도착했다. 구단과의 소통, 선수단 구성을 먼저 고민하고 있다.

- 규율, 조직, 야망이란 어떤 의미인지

규율이란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구단 모든 구성원에게 해당된다. 가치를 공유하고, 규칙을 지킨다. 직책과 국적 등은 중요하지 않다. 모두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항상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 공격에 패턴이 있어야 하고, 훈련 중이나 미팅에서도 조직이 없으면 혼란에 빠진다.

야망은 점차, 매 경기를 치러가면서,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최선의 팀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 세 가지 핵심은 늘 같이 생각해야 하고 강조해야 한다.

- 코치는 이상을 말할 수 있지만, 감독은 그 중 실제로 수행해야 할 것을 정해야 한다. 제주에서 감독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하나만 꼽는다면 그건 무엇인가

질문을 이해할 수 없다. 다르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내겐 별 차이가 없다. 모든 역할마다 최선을 다하고 책임감을 다해야 한다. 벤투 감독과 일할 때도 코치였지만 늘 그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생각이 달라도 내 의견을 제시했다. 나의 코치들에게도 그런 걸 기대한다. 늘 예스라고 답하는 코치보다는 날 생각하게 만드는 코치를 원한다. 역할은 다르지만 책임감은 다 같다고 생각한다. 질문의 의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면이 있지만 걱정과 의심은 없다. 난 리더다. 체육교사 출신이니까. 우리 집에서도 리더다. , 우리 아내가 내 위의 리더긴 하다. 그래서 팀을 이끄는 데 부담은 없다. 모두에게 존중을 보일 것이다. 더 많이 듣고, 내 말은 줄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귀가 두 개고 입이 하나다. 제주처럼 특별한 환경, 특별한 분위기에서 일하는 건 책임감이 크다. 하지만 우리 구단과 함께 해낼 것이다.

- 4년 반 동안 한국에서 일했고, 한국을 많이 그리워했다고 말했는데

제주도에는 가 봤다. 다만 그때는 여행이었다. 중문에 갔다. 그리웠던 한국 음식은 찌개, 비빔밥, 치킨은 미칠 것 같고, 삼겹살도 아주 좋다. (제주 흑돼지를 알고 있나) 검은 돼지 말이지? 알고 있다. 한국어는 잘 못한다. 톨게이트 지나갈 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하는 게 전부다. 하지만 더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축구에서는 빨리 빨리를 알고 있다.

- 세 자녀와 가장인 아내는 한국행에 대해 어떤 반응이었나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행복해 했다. 당장 오고 싶어 했다. 학교 때문에 4월 즈음에 한국에 올 것 같다. 6월에 학기를 마치면 제주도에서도 학교를 다닐 수 있을지는 봐야 할 것 같다. 아내도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을 그리워 했고, 한국 친구도 많다. 제주도에서도 친구를 만들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솔직하고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건 행복이다.

- 프로세스나 과정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내년 최소한으로 설정한 순위 목표가 혹시 있나

이미 답한 것 같다. 우린 한 경기씩 나아갈 것이다. 순위에 대한 답을 드리긴 어렵다. 선수단을 구성해 나가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함께 만들 것이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매 경기 경쟁할 것이고, 우리의 아이디어로 경쟁할 것이다.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질 것이며, 모든 구성원에게 더 행복하고 즐거운 시즌이 될 거라는 기대를 한다. 내년 이맘때 우리 순위를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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