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복지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풀어온 소셜벤처 나눔비타민이 KT희망나눔인상을 수상했다. 모바일 식권 기반 플랫폼을 통해 결식 위기 아동과 청소년, 취약계층의 급식 접근 방식을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급식복지 디지털 혁신 기업 ㈜나눔비타민(대표 김하연)을 올해 희망나눔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희망나눔인상은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2021년 제정한 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해 격려하는 정기 포상 제도다.
나눔비타민은 급식복지 과정에서 반복돼 온 낙인감 문제와 복잡한 행정 절차, 데이터 관리의 한계를 기술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지자체와 기업, 비영리단체의 급식 예산을 모바일 식권 형태로 전환해 지원 대상자가 지역 가게에서 일반 결제와 동일한 방식으로 식사를 선택하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이다.
플랫폼 ‘나비얌’은 결식 우려 아동과 청소년, 어르신이 별도의 증빙이나 대면 절차 없이 스마트폰으로 식권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설계된 구조가 특징이다. 가맹점 역시 동네 음식점 중심으로 확장돼 지역 상권과의 연결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김하연 대표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장기간 교육봉사를 하며 급식 지원을 받는 아이들이 식사 시간마다 눈치를 보는 모습을 지켜본 경험이 창업 계기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복지는 도움이 아니라 권리에 가깝다고 느꼈다”며 “방식만 바꿔도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3년 4월 설립된 나눔비타민은 현재까지 3만 명이 넘는 이용자에게 모바일 식권을 발행했다. 전국 6만여 곳의 가맹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인천시와 원주시, 서울 관악·강서·영등포구 등 여러 지자체와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 파트너로는 SK E&S, 포스코, 한화, 우아한형제들, 세아그룹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도 단순 결제 기능에 그치지 않는다. 도시락 배달 일정 알림, 영양 정보 기반 추천, 보호자 피드백 기능을 묶어 돌봄 관리 범위를 넓혔다. 사용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집계돼 정산과 사례 관리에 활용된다. 현장 담당자의 수기 업무를 줄였다는 점에서 지자체 실무진의 반응도 적지 않다.
다만 디지털 기반 복지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고령층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대상자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나눔비타민 역시 오프라인 지원 주체와의 병행 운영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나눔비타민은 기술 공급자가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파트너에 가깝다”며 “행정 효율, 기업의 투명한 사회공헌, 이용자의 존엄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칸막이 없는 통합 복지 플랫폼을 구축해 돌봄이 부담이나 시혜가 아닌 일상이 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