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가 지역 내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 기업이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 체계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간 최대 17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원가 경쟁력 강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호 충남도 산업경제실장은 29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산단지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위원회 재심의를 거쳐 지난 25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최종 지정됐다”고 밝혔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지역 단위 전력 생산·소비를 활성화하고, 전력 계통 부담 완화와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정부가 지정하는 제도다.
대산단지는 정유·석유화학 기업이 밀집한 대표적인 고에너지 다소비 산업단지로, 최근 산업용 전력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변동에 따른 비용 압박이 지속돼 왔다. 실제 입주 기업 다수는 경영 애로사항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이번 지정에 따라 HD현대이앤에프가 대산단지 내에 건설 중인 299.9㎿급 LNG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HD현대오씨아이, KCC,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14개 입주 기업에 직접 공급하게 된다.
HD현대이앤에프는 HD현대오일뱅크가 100% 출자해 2021년 설립한 집단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대산단지 석유화학 기업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친환경 LNG 열병합발전소를 건설 중이며, 내년 3월 준공 후 시운전을 거쳐 8월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충남도는 전력 직거래가 본격화될 경우, 특화지역 내 기업들이 기존 대비 6~10% 낮은 전기요금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연간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150억~17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도는 이번 특화지역 지정으로 △석유화학 기업 원가 경쟁력 강화 △전력 계통 부하 분산 △신규 전력 수요 수용 기반 확보 △에너지 효율 혁신 및 RE100 대응력 강화 △데이터센터·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차등 전기요금제 등 제도 발전을 이끄는 선도 모델 구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산단지가 위치한 서산시는 ‘산업·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이번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통해 산업 경쟁력 회복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충남도는 대산단지를 시작으로 천안·아산·보령·예산 등 도내 주요 산업 거점으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확대해, 지역 에너지 자립과 신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산단지는 지난 5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후보지로 선정됐으나, 11월 에너지위원회 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충남도는 사업 모델 보완과 제도 정합성 강화 등 행정 지원을 통해 이번 최종 지정을 이끌어냈다.
안호 실장은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지역이 전력을 직접 생산·소비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점”이라며 “전력 비용 절감은 물론, 기업 유치와 산업 고도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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