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만에 첫 사과...사고 대응 설명이 절반
지난 성명서에서도 국문과 영문 표현 달라...주가 의식 지적
소통 부족 인정하면서...청문회는 "해외거주·일정" 불참
동생 김유석 부사장도 "해외 비즈니스 일정" 불참
[포인트경제]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첫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29일만에 낸 사과문은 절반이 사고 대응 설명에다가 청문회 언급도 없어 진정성이 의심되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 /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CG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이 알려진 지 한달이 다 된 지난 28일 첫 사과문을 서면으로 냈다.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사과드린다"라고 하면서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적으로 지원했다"라고 밝혔다. 사과가 늦어진 이유는 "모든 사실 확인 뒤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후로는 "유출 사건의 진행 경과와 쇄신의지를 밝히겠다"면서 사고 대응을 설명했다. 김 의장은 유출된 고객 정보가 100% 회수됐으며, 규모가 3000천 건에 그쳤다는 등, 외부 유포나 판매 정황은 없다는 등 기존 발표 내용을 반복했다. 역시나 유출자와 어떻게 접촉하게 됐는지, 포렌식 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진정성 논란은 앞서 지난 26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도 나왔다. "자체조사가 아닌 정부 지시에 따라 협력한 조사였다"며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으나, 첨부된 영문본에서는 '잘못된 불안감'(false insecurity)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쿠팡이 일부 언론들로부터 심각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는 '억울한 비판'을 받았다는 문장에서도, 영문본에서 '잘못된 비난'(falsely accused)으로 표현하는 등 한국 내 비판 여론이 잘못됐다고 부각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쿠팡의 성명과 조사결과 기습 발표는 '주가 안정'을 노린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실제 반박문이 나온 직후 뉴욕증시에서 쿠팡Inc 주가는 6.45% 급등했다.
한편 김 의장은 사과문에서 "소통의 문제점 지적에 대해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현재 외국인 대표를 내세워 제대로 된 질의답변이 원활하지 않은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는 언급은 찾아볼 수 없어 진정성 의심이 더해졌다.
오는 30~31일 이틀간 진행되는 국회 청문회에는 또 박대준 전 쿠팡 대표가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유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 10일 사임한 이후, 쿠팡 입장을 대표해 증언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청문회 때도 불참한 바 있다.
미국인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출석한 청문회는 언어장벽으로 진행이 지연되고, 유출 사태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로저스 대표의 표면적인 답변으로 김 의장의 책임 회피 논란을 더 부추겼다.
김 의장이 28일 제출한 이번 국회 불출석 사유서에는 "해외 거주중으로 30일과 31일 예정된 일정"을 적었다. 그의 동생 김유석 부사장도 마찬가지로 해외 비즈니스 일정을 불참사유로 밝혔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불허한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국회는 국회의 일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청문회에는 박 전 대표를 비롯해 해럴드 로저스 임시대표와 브렛 매티스 정보보호최고책임자,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 이영목 쿠팡 부사장 등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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