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 / 뉴스1
보수 진영의 상징적 논객으로 꼽히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국민의힘 이혜훈 전 의원 기획예산처 장관 발탁을 두고 "배신은 윤어게인 세력의 본성"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12·3 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공개 반대했던 이 전 의원을 윤어게인 세력과 동일 선상에 놓고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어게인'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의 정치 복귀를 희망하며 내세우는 구호다.
조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이혜훈은 자당 대통령 박근혜 탄핵에 열렬히 찬성했다. 윤석열의 불법 계엄과 부정선거 음모론은 사소한 것이라 탄핵에 반대한 것인가"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 전 의원이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의 입장이 상반됐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최소한의 양심과 균형감각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윤어게인이 못 할 짓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이 세력의 배신행위는 이재명 정권의 방패 역할을 해왔다. 정권이 아무리 잘못해도 윤어게인보다는 낫다는 여론이 (이재명) 정권의 실정에 대한 공격을 물타기 해 버린다"며 "대통령이 그들 중 한 명인 이혜훈을 발탁한 것은 윤어게인들의 평소 노고에 대한 감사 표시로 자연스럽다"고 비꼬았다.
조 대표는 윤어게인 세력을 두고 "이들의 부정선거론은 국가기관에 대한 배신"이라며 "공정한 선거를 부정선거로 몰아 불복하는 것 이상의 배신,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을 외치며 세계를 향해 조국을 '바나나 공화국'으로 선전하는 것 이상의 매국 행위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톱 더 스틸은 '도둑질을 멈추라'는 뜻의 부정선거 음모론 구호이고, 바나나 공화국은 부패와 불평등 등으로 정국이 불안한 국가를 경멸적으로 부르는 표현이다.
앞서 28일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기획예산처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다. 경제 분야 핵심 요직에 보수 정당 출신 정치인을 기용했다는 '파격' 평가와 함께 그간 이 전 의원의 언행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지난 1~3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연단에 수차례 올라 “탄핵소추 절차 자체가 불법”, “(민주당처럼) 나라를 흔드는 세력이 내란 세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직후엔 TV토론에서 “도주할 수 없는 구금 상태에 있던 현직 대통령에게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15자 결정문으로 바로 구속해 버리는 부분에 대해 국민 상당수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소셜미디어(SNS)에 이 후보자의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활동이 담긴 기사를 공유한 뒤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라고 적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2차 내란 특검 하고 내란 정당 해산하겠다면서, ‘계엄 옹호’ ‘윤(尹) 어게인(again)’ 하는 사람을 핵심 장관으로 지명하는 이재명 정권”이라며 “도대체 정체가 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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