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이면 반복되는 ‘다이어트 결심’을 사로잡기 위해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강수를 뒀다. 초개인화 건강관리 플랫폼 필라이즈가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추성훈을 ‘AI PT 코치’로 전격 영입하며 새해 다이어트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유명인의 목소리를 빌린 수준을 넘어, 방대한 대사 데이터와 전문가 로직을 결합한 ‘고정밀 AI 엔진’의 실효성을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필라이즈는 29일부터 한 달간 추성훈과 함께하는 AI 코칭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AI 추성훈 코치’다. 유료 멤버십인 ‘필라이즈 플러스’ 사용자는 추성훈의 페르소나가 반영된 AI와 24시간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식단과 운동 기록을 바탕으로 추성훈 특유의 직설적이고 에너제틱한 피드백을 제공받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필라이즈가 브라이언, 김연경에 이어 추성훈을 선택한 배경에 주목한다. 강력한 자기관리의 상징인 추성훈을 통해 다이어트 포기율이 높은 초기 한 달간 사용자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쏟아지는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단순한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필라이즈는 기술적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번 코칭 시스템의 기반에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고혈당 예측 모델과 가상 연속혈당측정기(vCGM) 기술이 깔려 있다.
여기에 사내 영양사와 약사 등 도메인 전문가들이 직접 설계한 분석 엔진을 결합했다. 사용자가 복잡한 수치를 해석할 필요 없이, AI가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즉각적인 행동 지침을 내리는 구조다. 1억 건 이상의 건강 데이터를 보유한 필라이즈만의 ‘데이터 자산’이 실시간 코칭이라는 결과물로 전환된 셈이다.
필라이즈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신인식 대표가 내세운 ‘AI 퍼스트’ 전략의 연장선으로, 영양제 추천에서 시작한 서비스를 식단과 운동을 아우르는 ‘종합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확장하려는 포석이다.
다만, 유료 멤버십인 ‘필라이즈 플러스’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대중들이 AI 코칭에 얼마나 지갑을 열지가 관건이다. 필라이즈는 캠페인 기간 동안 친구 초대 시 최대 9일까지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멤버십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등 진입 장벽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가 그룹의 노하우를 AI 알고리즘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했느냐가 서비스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필라이즈에 이번 국내 캠페인은 기술적 격차를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필라이즈는 누적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흩어져 있는 건강 기록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묶어낸 기술력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셀럽 마케팅의 열기가 식은 뒤에도 사용자를 묶어둘 수 있는 ‘리텐션(잔존율)’ 확보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신인식 대표는 "축적된 대사 데이터와 검증된 AI 기술을 이번 서비스에 집약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초개인화 건강관리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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