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가상자산 시장이 2025년 한 해 동안 이어온 가파른 상승세를 뒤로하고 연말 결산 시점에 맞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근의 시장 흐름은 추가 상승을 이끌만한 새로운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와 고래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며 상방이 막혀 있는 형국이다.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7시 35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8만7535달러(약 1억262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ETH)은 2937달러(약 423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바이낸스코인(BNB)은 857.64달러(약 123만6700원), 리플(XRP)은 1.86달러(약 2682원)를 기록 중이다. 달러 가치와 연동된 테더(USDT)는 0.9992달러(약 1441원)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반을 살펴보면 대다수 종목이 주간 단위로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비트코인(BTC)이 9만달러라는 강력한 저항선 돌파에 거듭 실패하면서 시장에는 추가 상승에 대한 경계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일주일간 리플(XRP)이 2.67%, 이더리움(ETH)이 1.72% 하락하는 등 주요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유동성이 신규 유입보다는 기존 자산의 현금화에 치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나마 바이낸스코인(BNB)이 1%대 상승하며 버티고 있으나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체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거시경제 지표의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됐고,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기피 심리로 이어졌다. 또한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국내외 규제 환경의 변화를 앞두고 대형 기관들이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세부 시행령의 향방을 지켜보며 진입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는 점도 거래 소강 상태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의 화려한 성과를 정리하고 내년의 새로운 국면을 준비하는 ‘조정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들은 "내년 1월 미국의 비트코인(BTC) 전략자산 보유 현실화 가능성과 유럽의 가상자산시장법(MiCA) 전면 시행 등 대형 이벤트들이 시장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의 지루한 박스권 장세는 새로운 정책적·경제적 모멘텀이 형성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전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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