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있어도 남는다…판매자들도 '록인'한 쿠팡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불만 있어도 남는다…판매자들도 '록인'한 쿠팡

이데일리 2025-12-29 07:00:30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쿠팡이 수천만 명의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상품을 공급해 온 판매자(셀러)들의 역할이 컸다. 쿠팡 판매자들은 긴 정산 주기, 최저가 중심 구조, 높은 반품 리스크 등을 꾸준히 문제 삼아 왔지만, 정작 플랫폼을 떠나지 못한다. 쿠팡이 판매자에게 가장 ‘우호적인 플랫폼’은 아니지만, 사업을 위해서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판단에서다.

쿠팡 차량 (사진=쿠팡)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마켓플레이스, 로켓배송, 로켓그로스 등에 입점한 소상공인은 2023년 기준 약 23만명에 달한다. 쿠팡은 이들이 전체 판매자의 약 75%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역산하면 쿠팡 전체 판매자는 30만 7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쿠팡의 판매자 유입을 이끈 대표적인 장치는 ‘로켓그로스’다. 로켓그로스는 판매자가 상품만 등록·입고하면 △보관 △재고 관리 △포장 △배송 △고객 응대 △교환·반품 등 전 과정을 쿠팡이 일괄 처리하는 원스톱 물류 서비스다. 이를 활용하면 일반 오픈마켓에서 판매자가 부담해야 할 업무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고, 소규모 판매자도 대기업 수준의 물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한 무료배송·반품, 새벽배송,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음식 배달 할인 등 혜택은 강한 록인(고객묶기) 효과를 만들었고, 록인된 회원 기반은 곧 안정적인 고객 풀로 작용했다. 여기에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원클릭 결제’ 구조가 장착되면서, 중간 이탈을 줄이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환경도 마련됐다.

쿠팡 로켓그로스 셀러 서밋 2025 현장 (사진=쿠팡)


그러나 이면에는 판매자들이 떠안는 구조적 위험도 존재했다. 쿠팡의 정산 주기는 최대 60일에 이른다.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쿠팡에서 많이 팔릴수록 오히려 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쿠팡 윙(판매자 배송)과 로켓그로스에 입점해 3개월 기준 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판매자 A씨는 “쿠팡에서 거래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할수록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A씨는 “쿠팡은 사실상 최저가에 가까운 가격 정책을 운영한다. 이에 맞추다 보면 마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정산도 두 달 가까이 걸려 자금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최근 도입된 빠른 정산 서비스 ‘셀러월렛’을 이용하면 정산 속도는 빨라지지만, 별도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우리가 벌어들인 매출 대금을 제때 받기 위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A씨가 말하는 최저가 구조의 핵심은 쿠팡의 ‘아이템위너’ 제도다. 쿠팡은 동일 상품을 판매하는 여러 판매자 가운데 아이템위너로 선정된 상품을 가장 먼저 노출한다. 선정 기준은 가격 경쟁력, 무료배송 여부와 출고 소요 시간 등 배송 조건, 품절을 막기 위한 재고 관리, 고객 문의 대응 수준 등 네 가지다. 아이템위너가 되면 높은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판매자들은 이 요건을 맞추기 위해 비용을 감수한다. 다만 주문이 급증할 경우 긴 정산 주기를 버티기 위해 대출이나 셀러월렛에 의존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셀러월렛은 당일 매출액의 90%를 다음 날 지급해 주는 서비스다. 30일 기준 0.3%의 수수료가 붙고, 연 환산 시 약 3.69% 수준이다. 한 달 이상 소요되던 정산을 수수료를 내고 앞당기는 구조인 셈이다.

와우 멤버십의 무료 반품 혜택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빠르게 만들어 판매자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그러나 판매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반품이 이뤄지고, 이후 정산 과정에서 해당 금액이 일방적으로 차감되는 사례가 늘면서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판매자들이 쿠팡 입점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압도적 입지’다. 많은 온라인 판매자가 여러 플랫폼에 동시 입점하지만, 실제 매출 비중은 쿠팡이 더 높고 초보 판매자도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이는 쿠팡이 그간 판매자 지원에 공을 들인 결과이기도 하다. 쿠팡은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 중소상공인 지원에 약 3조4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1조원 이상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도 마켓플레이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앱 메인 화면 내 상품 노출 확대, 상품 등록 통합 솔루션 제공 등 각종 지원책을 이어가고 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