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은의 질주'를 잇는 2026년 '구리의 시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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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은의 질주'를 잇는 2026년 '구리의 시대' 예고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29 06:16:00 신고

3줄요약

 끝없이 치솟는 구리 가격(선물)

2026년에도 상승세 지속 전망

출처=인베스팅닷컴
출처=인베스팅닷컴
분석 기관 2026년 목표 가격 (톤당)     핵심 전망 근거
J.P. Morgan $12,500 (2026 2Q) 글로벌 전력망 확장 및 데이터 센터 수요
UBS $13,000 (2026 12월) 40.7만 톤의 기록적 공급 부족 예측
Citibank $13,000 (2026 2Q) 미국의 전략적 재고 비축 및 수입 관세 영향
Bank of America $11,313 (평균) 주요 광산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량 하락
Goldman Sachs $10,000 ~ $11,000 알루미늄 대체 현상 및 중국 내수 부진

 

 2025년 글로벌 원자재 시장은 은이 금을 압도하는 17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며 실물 자산의 가치를 재정의한 한 해였다. 태양광 패널의 기술 혁신과 미국의 핵심 광물 지정이 은 가격을 온스당 75달러(약 9만 7,500원) 위로 밀어 올린 가운데, 2026년 시장의 시선은 이제 ‘붉은 금’이라 불리는 구리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을 뒷받침할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와 전 세계적인 전력망 현대화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파나마 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인한 거대 광산 폐쇄와 칠레의 생산 정체 등 공급 측면의 병목 현상은 2026년 구리 시장을 역사상 유례없는 공급 부족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이 보여준 폭발적인 랠리가 2026년 구리 시장에서 재현되며 톤당 1만 5,000달러(약 1,950만 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시세 상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전환 정책 전반을 뒤흔드는 구조적 대전환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2025년 원자재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은이었다. 금이 온스당 4,500달러(약 585만 원)를 돌파하며 70% 이상의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은은 연초 대비 최대 170%까지 치솟으며 온스당 80달러(약 10만 4,000원) 선을 위협했다. 이는 197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연간 상승세로, 시장에서는 은을 더 이상 금의 저렴한 대안이 아닌 독립적인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아디티야 비를라 실버 ETF 등 관련 상품들이 연간 160% 이상의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열기는 이제 다음 타자인 구리로 옮겨붙고 있다. 닥터 코퍼(Dr. Copper·구리의 가격이 세계 경제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 불리는 구리는 실물 경기의 가늠자를 넘어 인공지능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전환점의 핵심 인프라 자산으로 급부상했다.

 은의 랠리를 견인한 것은 단순한 투기적 수요가 아닌 구조적 결핍이었다. 태양광 산업이 기존 PERC 셀에서 은 소모량이 30%에서 100% 이상 더 많은 TOPCon 및 이종접합 기술로 전환되면서 은의 산업용 수요는 공급을 완전히 압도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은을 핵심 광물로 공식 지정하고 무역 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수입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자, 산업용 구매자들이 관세 발효 전 재고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선취매에 나서며 가격 폭등을 부추겼다.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금고로 7,500만 온스의 실물 은이 유입된 것은 이러한 정책적 공포가 시장에 미친 파급력을 잘 보여준다.

이제 시장은 2026년에는 구리가 이 경로를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예견한다.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은 2025년 약 17만 8,000톤의 미세한 공급 과잉 상태였던 구리 시장이 2026년에는 최소 15만 톤에서 최대 40만 톤 이상의 공급 부족으로 전격 전환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UBS는 2026년 공급 부족 규모를 전 세계 소비량의 약 2.4%에 달하는 40만 7,000톤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의 기저에는 두 개의 거대한 축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공지능 관련 수요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적, 사법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망의 붕괴다.

 데이터 센터와 전력망 확장이라는 거대한 수요

 2026년 구리 시장의 구조적 결핍을 초래 전망

구리 수요의 새로운 엔진인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는 기존의 예측 모델을 무력화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 한 곳을 건설하는 데는 약 150톤에서 400톤의 구리가 필요하며, 전력 밀도가 높은 특수 인프라의 경우 일반 시설보다 구리 요구량이 50% 더 높다. 전 세계적으로 2026년까지 200개 이상의 신규 하이퍼스케일 시설이 계획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이 부문에서만 연간 60만 톤 이상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제이피모건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그레고리 시어러는 데이터 센터 수요 성장은 우리 전망치의 가장 큰 상방 리스크이며, 이는 컴퓨팅 수요가 늘어날수록 구리 시장의 긴장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요가 폭발하는 동안 공급은 최악의 정체기를 맞이했다.

 특히 파나마에서 벌어진 법적 공방은 전 세계 구리 공급망에 치명적인 구멍을 남겼다. 2023년 말 파나마 대법원은 캐나다 기업 퍼스트 퀀텀 미네랄이 운영하던 코브레 파나마 광산의 계약에 대해 전원일치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장은 자연은 보호받고 복구되며 생애 주기를 재생할 권리를 가진 주체라고 선언하며, 환경 보호 조치가 미흡한 광산 운영 계약은 헌법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이 판결로 전 세계 구리 공급의 1.5%를 담당하던 거대 광산이 가동을 중단했다.

 퍼스트 퀀텀 미네랄의 최고경영자 트리스탄 파스칼은 2024년 주주 서한에서 "환경적,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자원 개발은 현대 사회의 필수 요소라며 대중을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파나마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파나마의 새 대통령 호세 라울 물리노는 광산 재개 협상을 위해서는 회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20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국제 중재 소송을 먼저 취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결국 2025년 4월, 퍼스트 퀀텀 측은 소송을 중단하고 정부와 대화에 나섰으나 광산의 완전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이러한 공급 공백은 2026년 구리 시장의 가격 하단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칠레 정부는 2024년부터 대형 광산 기업에 대한 로열티 세율을 최대 46.5%까지 높이는 신규 광업 로열티 법을 시행했다. 이에 대해 칠레 광업 협회 회장 도미니크 비에라는 permit(인허가)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를 장려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과도한 세부담이 신규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칠레 광업 장관 아우로라 윌리엄스는 정부가 인허가 처리 시간을 3분의 1로 단축하겠다고 약속하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노후 광산의 채굴 효율성 저하와 물 부족 문제는 2026년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거대 광산의 법적 폐쇄와 생산국의 세제 강화로

 공급 병목 따른 구리 가격의 계단식 폭등을 예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가 원자재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 경고해 왔다. 그는 미국이 무역 협정을 파기하고 관세를 강화하는 행보가 공급망을 파편화하고 비용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구리 시장의 가격 구조를 왜곡했다. 2025년 하반기, 미국이 정제 구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자 트레이더들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재고를 40% 이상 급감시키며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창고로 물량을 옮겼다. 이러한 재고 이동은 유럽과 아시아 시장의 가용 재고를 바닥나게 했고, 2026년 상반기 선취매 재고가 소진되고 나면 실물 인도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리와 은의 상관관계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최근 1년간 두 금속의 상관계수는 0.917까지 상승했다. 이는 트레이딩 알고리즘들이 은의 폭등을 구리의 저평가 신호로 받아들여 매수세를 유입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구리-금 비율은 0.000077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 부근에 머물러 있다. 이는 실물 경제의 혈액인 구리의 가치가 안전 자산인 금에 비해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 있다는 뜻이다. 2026년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이 비율은 정상화 과정을 거치며 구리 가격의 수직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달러(약 1,300만 원)에서 1만 1,000달러(약 1,430만 원) 사이에서 횡보할 것이라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알루미늄이 구리를 대체하는 현상과 중국의 수요 둔화를 근거로 든다. 하지만 시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톤당 1만 5,000달러(약 1,950만 원)까지 치솟는 극단적인 상승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광산 단계의 정광 부족으로 인해 제련소들이 지불하는 수수료(TC)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한 것은 가공 분야의 병목이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제련소들이 구리를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는 결국 2026년 정제 구리 공급의 급감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2026년 구리 시장은 은이 2025년에 보여준 수익률 궤적을 재현할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구조적인 공급 부족, 인공지능이라는 비가역적인 신수요, 그리고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재고의 왜곡이 맞물려 있다. 은이 태양광과 핵심 광물 지정이라는 재료로 170%의 성장을 이뤄냈다면, 구리는 인류 문명의 전력 인프라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더 거대한 파도 위에 올라타 있다. 2026년은 ‘붉은 금’이라 불리는 구리가 은의 발자취를 따라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며,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성장형 원자재로 자리매김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ai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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