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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물가 상승세 지속
28일 이데일리가 국가데이터처의 ‘1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1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달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2.25%(중간값)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나타났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하반기 들어 △7월 2.1% △8월 1.7% △9월 2.1% 등 2% 안팎을 유지하다가 10월과 11월에는 각각 2.4%로 높아졌다. 12월에도 높은 수준의 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농산물 가격이 계절적으로 상승한 데다, 환율이 1480원을 넘나들면서 수입물가 압력이 일부 가공식품과 외식 재료비로 확산하며 생활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12월은 딸기와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계절적으로 오르는 달인 데다, 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도 확인된다”며 “상품물가가 전월 대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의 0.33%포인트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물가는 낮은 수요 압력으로 외식과 개인서비스 모두 완만한 상승에 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농수산물 가격 상승기에 환율 효과가 더해지면서 석유류 가격이 오른 것이 12월 물가를 끌어올렸다”며 “아직 서비스물가는 안정된 상태이나 상품 물가 상승으로 전체 물가 상승률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중간값)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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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물가, 단기는 안정…중기는 ‘환율’ 최대 변수
전문가들은 내년 초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2% 초반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유가 안정과 기저효과, 전기요금 동결, 유류세 인하 및 유가 연동 보조금 지급 연장 등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이 단기적인 상승 압력을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1분기에는 유가와 환율의 기저효과, 정부의 복지정책, 1분기 전기요금 동결, 유류세 인하 연장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비 2%대 극초반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 하락 및 낮은 수요압력, 유아 무상교육보육 확대 등으로 내년 3월경 2% 수준으로 내려올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이 확정된 가운데 유류세 인하 및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연장도 유력한 상황으로, 이는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내년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의 물가 관리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이라며 “1분기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 내외”라고 전망했다.
정책 효과가 단기 물가를 안정시키더라도, 전문가들은 중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물가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작동하리라 판단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을 2.1%로 전망하지만, 내년에 환율이 1470원대를 유지하면 물가상승률이 2.3%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해 11월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한은의 관리 목표치인 2%를 넘겼다.
조 연구위원은 “연평균 환율이 1400원대 중반 이상에서 형성된다면 연간 물가는 다시 2%대 중반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부적으로는 환율, 대외적으로는 유가가 중요할 것”이라면서도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어 아마도 물가는 2% 중·후반대까지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영향으로 백화점 매출을 비롯한 국내 소매매출도 회복되고 있어서 의외로 수요 측면 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연간 물가 2.3%를 예상했다.
이밖에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칩플레이션, 전·월세 가격 상승 영향으로 인한 소비자물가 반영, 도시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 쌀 가격 등 농산물 가격 흐름도 내년 물가 경로를 좌우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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