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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들어오는 작업실

문화매거진 2025-12-28 23:58:14 신고

▲ 아이들과 함께한 '불꽃놀이' 그리기 / 사진: 구씨 제공
▲ 아이들과 함께한 '불꽃놀이' 그리기 / 사진: 구씨 제공


[문화매거진=구씨 작가] 올해 프로젝트에서 만난 한 작가님은 평면 작업을 하시는 분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실에서 화실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단기적 원생을 받는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이미 수강생이 있는 화실로 자리 잡은 듯 보여 부러웠다. 내가 작업을 만드는 과정의 기술을 활용한다면 나는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나의 기술들은 티칭을 하기에는 너무 얕다는 생각을 했다. 작업실에서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돈을 버는 것에 분명 학원강사처럼 피로감이 있을 테지만 그 아늑한 나만의 작업실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나의 목표가 되고 있다. 

과거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발을 담궈보 듯 진행해보며 원데이클래스 비스무리한 것을 해보기는 했지만, 수익이라는 결과물까지 가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은 작업과 닮았지만 시작함에 있어 분명 다른 이해가 필요했다. 하지만 왜인지 ‘판매’를 고려하게 되는 순간부터 나는 안전한 그물망을 치듯 그것을 작업과의 연결될 수 없이 양 끝단으로 멀리 떨어뜨려 놓곤 했다. 솔직히 돈이 되는 그것을 작업을 환기시키는 재미있는 취미처럼 치부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왔다. 지금까지 그래 왔다면 조금씩 깨고 싶은 게 현재 심정이다. 이제는 정말 해야 한다. 

작가로 생존하다 보니 여러 일을 해오면서 약간의 굳은살이 생겼다. 일 자체로 인한 비위가 상하는 일은 드물지만 사람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은 배로 늘어났다. 또래 친구들과 새로 교환하는 연락처, 새로 만들어지는 단톡방들에서 활기찬 흐름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우뚝 선 돌멩이 같은 느낌이 나를 괴롭게 한다.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보면 분명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 곳은 이곳 작업실인 것인 분명한데 어떤 것을 따라가야 돈이라는 것에 다다를 수 있는지, 내가 하는 작업보다 더 답이 없는 문제처럼 느껴진다.

오늘은 예술인 대상 상담을 통해 창업과 관련된 조언을 들었다. 멘토와 상담을 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 안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멘토는 내게 자본과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봤다. 실시간으로 머리를 굴리며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정확히 계산하기를 꺼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업을 하다가 정말 굶어 죽을 것 같아서 길을 틀었다는 멘토의 말이 가장 나랑 닿아 있었다. 정말 굶어 죽을 수도 있다. 

돈을 버는 것은 돈을 버는 과정은 작업을 하는 과정도 정말 다른 것 같다. 일이라는 것이 무조건 결과물을 잘 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돈을 받는 입장에서 환경이나 가치관적인 부딪힘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된다. 결국 내 것이 아니므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작업은 그 과정에서 자유자재로 변형하여 아무리 이상한 모양도 스스로 당당하다면 그것 자체로 나아간다. 그저 솔직하고 올곧게 가는 게 결과적으로 맞다는 것을 점점 깨닫는다.

작업실은 나를 완전한 무균실에 있는 것처럼 이 세상과 단절시켜 놓는다. 그곳이 정말 반갑지만 이제 한편으로 그 반가움이 고립으로 향하는 길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돈을 벌지 못한다는 이유로 나는 내 직업을 계속 의심하고 누군가에게 걱정거리가 된다. 정말 난감하다. 이제는 그런 말을 들어도 딱히 슬픈 감정이 올라오지 않을 만큼 단단해졌지만 그만큼 뭔가가 굳어지고 있다. 작업이 팔리지는 않더라도 작업실에서 하는 어떤 것들이 돈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내 마음이 어디에 닿아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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