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올해 국내외 금리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금과 은, 달러 등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실물자산과 외화 자산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 투자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24일 기준 6779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20년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연간 판매액 1654억4200만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판매 중량 기준으로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량 집계를 제공하지 않는 NH농협을 제외한 4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3745kg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2.7배 늘어난 수치다.
은 투자 수요도 빠르게 확대됐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실버바 판매액은 올해 306억8000만원으로 집계돼 은행권 시계열상 가장 많았다. 지난해 연간 판매액 7억9900만원과 비교하면 38배 수준이다. 은값 상승과 함께 실물 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면서 일부 지점에서는 실버바 품귀 현상도 나타났다.
외화 자산으로의 이동도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1400원대를 웃도는 흐름을 보이면서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이 빠르게 불어났다. 5대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이달 24일 기준 12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9억17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2021년 말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최근 환율 변동 국면에서는 달러 실수요도 다시 부각됐다. 지난 24일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이상 급락하자, 서울 강남 지역 일부 은행 지점에서는 100달러 지폐가 소진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단기 조정 이후 재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개인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금·은·달러로 대표되는 안전자산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은 금리와 환율의 방향성이 뚜렷해질 때까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 자산 방어 성격의 투자 수요가 실물과 외화로 집중되는 흐름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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