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올해 공개활동 9년만에 최다…외교·군사 행보 가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함경남도 정평군 지방공업공장·종합봉사소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년 만에 가장 많은 공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 접촉을 확대하고 정치·군사·민생 전반에 걸친 5개년 계획 이행을 독려하는 등 대내외 행보에 속도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28일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김정은 공개활동 보도분석 DB'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된 김 위원장의 공식 활동은 118회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달 27일까지의 추가 공개 일정을 포함하면 총 131회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127회)를 웃도는 수치로, 2016년(131회)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55회까지 줄었다가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활동을 성격별로 구분하면 행사 참석이 30회로 가장 많았고, 현지지도·현지요해가 23회, 군사 분야 일정이 21회로 뒤를 이었다. 20개 지방에 10년 안으로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지방발전 20×10' 계획 추진에 따라 지역을 직접 찾는 행보가 이어졌고, 해군 함정 진수식과 미사일 시험 발사 참관 등 군사 관련 일정도 두드러졌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고, 올해 '정상회담' 일정도 다섯 차례나 소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전화 통화 1차례를 포함해 총 2차례 정상간 대화를 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도 각각 회담을 가졌다.

이와 함께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등 외국 고위인사나 외교 사절과의 접촉도 면담과 보고를 포함해 10차례 있었다. 쇼이구 서기와 면담은 올해 3차례나 진행돼 지난해 6월 체결된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이후 양국 간 군사·안보 협력 강화 흐름을 부각했다.

지난달 말 기준 올 한해 김 위원장의 공개 일정에 가장 많이 동행한 인물은 조용원 당 조직비서(22회)로 집계됐다. 조용원은 올해 초 약 2달간 관영매체 보도에서 사라지면서 한때 신병 이상설이 돌기도 했으나 다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19회로 2위였다. '예비 후계자'로 주목받는 딸 주애는 이번 집계에서 수행 인원으로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