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은 지난 26일까지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이들 회사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보험료 조정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자동차보험료는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 결과를 토대로 손보사와 금융당국 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현재 협의 과정에서는 1.3~1.5% 수준 인상률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당초 손해율 악화와 누적 적자를 이유로 2.5% 안팎 인상률을 제시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인상 폭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손해보험업계는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를 평균 7.8%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예를 들어 60세 실손보험 가입자 기준으로 보험료 부담이 가장 낮은 4세대 실손보험에서 올해 월 5만원을 납입했다면 내년에는 약 20% 인상된 6만원 정도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 반면 보험료 부담이 가장 큰 1세대 실손보험은 올해 월 12만원에서 내년 12만36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자동차보험료 역시 올해 기준 평균 보험료가 80만~1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년 갱신 시 계약자들은 1만~2만원가량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상분까지 더해지면 가계의 연간 고정비 지출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보험업계에서 인상을 외치는 이유는 자동차보험료는 그간 꾸준히 인하돼 왔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1.2~1.4%, 2023년에는 2.0~2.5%, 2024년에는 2.1~3.0% 인하됐고 올해도 0.6~1%가량 낮아졌다. 이에 따라 내년 보험료가 조정되면 2021년 이후 4년 연속 인하 흐름이 끊기며 5년 만에 인상하게 된다.
손보업계는 정비수가 인상과 수리비 증가, 사고당 지급보험금 확대 등 영향으로 손해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보험료를 조정하지 않으면 올해 자동차보험 부문 적자 규모가 60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인상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만 당국과 협의할 때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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