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차가워질수록 속을 편하게 달래는 음식에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우유나 치즈처럼 오래 익숙했던 선택지에서 요즘 소비자들이 먼저 살피는 기준은 단백질 수치나 칼슘 함량이 아니다. 장 상태와 소화 상태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자주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케피어’다.
예전에는 요구르트의 변주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 케피어는 다른 방향에서 언급된다. 장내 환경은 물론 구강 미생물까지 함께 고려하는 발효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식물성 음료에서 다시 유제품으로, 선택 기준이 바뀌었다
한동안 식물성 음료가 유제품 자리를 빠르게 차지했다. 귀리, 아몬드, 콩을 원료로 한 음료가 우유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원재료보다 첨가 성분을 먼저 확인하게 됐고, 가공 단계가 많은 제품이라는 인식도 퍼졌다. 가격 부담 역시 무시하기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시선을 끈 것이 발효 유제품이다.
가공을 줄이고 원재료 구성을 비교적 단순하게 만든 제품이 선택받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케피어가 자연스럽게 거론됐다. 우유를 그대로 마시는 방식이 아니라 발효 과정을 거친 형태라는 점이 달라진 기준과 맞물렸다. 첨가물을 줄이고 발효 자체에 집중한 구조가 식물성 음료 이후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졌다.
케피어는 새로운 유행이라기보다, 복잡해진 선택 기준 속에서 눈에 들어온, 오래된 발효유에 가깝다. 원재료와 제조 방식이 비교적 분명하고, 섭취 후 몸의 반응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쉽다는 점이 선택 이유로 이어졌다.
케피어가 다시 언급되는 이유
케피어는 코카서스 산맥 일대에서 시작된 발효유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냉장 기술이 없던 시절, 우유를 오래 보관하기 위한 선택에서 출발했다. 가죽 주머니에 담긴 우유가 이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효되며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별도의 가공 없이도 시간이 지나며 성질이 바뀌고, 마시기 쉬운 상태로 유지된다는 점이 오랫동안 이어진 배경이다.
케피어가 다른 발효유와 구분되는 지점은 발효 구조다. 우유에 ‘케피어 그레인’이라 불리는 미생물 덩어리를 넣어 발효시키는데, 이 안에는 여러 종류의 균이 함께 들어 있다. 한 가지 균이 중심이 되는 요구르트와 달리, 여러 미생물이 동시에 자라며 균형을 이룬다. 발효 과정도 단순하지 않다. 젖산 발효와 함께 효모 발효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묽은 질감과 가벼운 탄산감이 형성된다.
맛과 식감 역시 차이가 분명하다. 단맛이 강하지 않고, 제품에 따라 약간 톡 쏘는 느낌이 난다. 처음 접하면 낯설 수 있지만, 꾸덕꾸덕한 유제품보다 묽고 가볍게 마시는 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적다는 평가도 나온다.
케피어의 일상적인 변화
케피어가 선택되는 이유는 설명보다 체감에서 나온다. 마신 뒤 속이 더부룩하지 않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발효 과정에서 우유 속 유당이 상당 부분 분해돼, 우유를 마시면 불편함을 느끼던 사람도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유제품을 피하던 소비자층이 다시 발효유 쪽으로 시선을 돌린 배경이다.
케피어는 특정 성분을 보충하는 개념보다, 발효된 상태 그대로 섭취한다는 인식에 가깝다. 그래서 식단에 포함하는 방식도 복잡하지 않다. 단독으로 마시거나 과일, 곡물과 섞어도 무리가 없다. 단맛을 더하지 않아도 풍미가 살아 있어 별도의 감미료를 찾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변화도 비슷하다. 단 음료를 자주 마신 뒤 남는 텁텁함과 달리, 케피어는 상대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준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식사 후 디저트 대신 선택하는 사례도 늘었다. 유제품이지만 음료에 가까운 성격 덕분에 섭취 장면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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