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릴란드 파동 왜…이스라엘 국가인정에 각국 앞다퉈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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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릴란드 파동 왜…이스라엘 국가인정에 각국 앞다퉈 '하지마'

연합뉴스 2025-12-28 11:37: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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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중동·미국·EU 등 반대…유엔 안보리 29일 긴급회의

가자주민 강제이주 밑밥?…사실이면 또다른 전쟁범죄 논란

국제사회, 소말리아 주권침해·국제법 위반·안보 악영향 들며 경악

소말릴란드 하르게이사 시내에서 2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소말릴란드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의 자국 국가승인을 축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소말릴란드 하르게이사 시내에서 2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소말릴란드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의 자국 국가승인을 축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아프리카 동부 미승인 국가 소말릴란드를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 승인하면서 국제사회에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소말릴란드가 있는 소말리아뿐 아니라 아프리카연합(AU)이 즉시 소말릴란드 승인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는 등 아프리카·중동 지역 여러 나라와 지역 기구들이 국가승인을 반대하고 나섰다.

소말릴란드가 독립을 선언한 지 30여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이에 대해 다른 어떤 나라도 국가로 승인한 적이 없었고, 대외적으로는 소말리아 영토로 받아들여졌다.

그 때문에 이번 이스라엘의 조치로 국가 주권·영토 보전과 민족 자결을 둘러싸고 이 지역 정세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여러 아프리카 국가는 이번 소말릴란드 국가승인으로 각국 내 민족 구성이나 다른 식민 경험 등을 이유로 한 분리독립 움직임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이집트 매체인 이집트투데이에 따르면,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로 아프리카·중동 지역 20여개국과 이슬람 협력기구(OIC)는 이스라엘 조치에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소말리아와 홍해 지역 평화와 안보에 관한 예상하지 못한 조치"라며 "심각한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고 전체적인 국제평화와 안보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반대를 밝혔다.

특히 이들 국가는 또 이스라엘의 국가 승인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팔레스타인인을 강제 추방하려는 시도와 연결될 가능성에도 전면적으로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의 분리독립 지지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몰아내려는 계획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P통신은 올해 초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해 소말릴란드와 접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행위를 전쟁범죄, 나아가 인류 최악의 범죄인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말살)로 보는 시각이 많다.

소말릴란드 하르게이사 시내에서 2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소말릴란드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의 자국 국가승인을 축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소말릴란드 하르게이사 시내에서 26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소말릴란드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의 자국 국가승인을 축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가자지구 문제를 둘째로 치더라도 아프리카는 거의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의 행보를 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마무드 알리 유수프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은 "소말리아의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시도도 아프리카 대륙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며 이번 승인을 반대했다.

동아프리카 지역 연합체인 정부간개발기구(IGAD)도 "국제법상 소말리아의 주권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승인은 유엔헌장 위반"이라고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의 최대 후원국인 미국과 중동보다 비교적 친화적 입장을 취해온 유럽에서도 반대 입장이 선명하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소말리아의 영토적 완전성을 인정한다"며 "소말리아는 소말릴란드 땅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유엔 헌장과 아프리카연합 헌장, 소말리아 헌법에 따른 소말리아의 주권과 영토적 완전성, 통합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EU는 "이것이 소말리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성을 위한 핵심이며, 소말릴란드와 소말리아 연방정부 간 의미 있는 대화를 촉구한다"고 성명을 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29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소말릴란드는 'ㄱ' 모양의 소말리아 국토의 북서부 해안지역에 자리한다. 이 지역은 애초 영국 식민지였으나 1960년 내륙의 이탈리아 식민지 지역과 통합 독립해 소말리아가 됐다.

소말리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한 소말릴란드가 표시된 지도[구글 이미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소말리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한 소말릴란드가 표시된 지도[구글 이미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소말리아에서 1969년 쿠데타로 집권한 시아드 바레 대통령이 1991년 축출되자 소말릴란드는 그 기회를 빌려 소말리아에서 분리, 독립을 선언했다.

소말리아는 소말릴란드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후 20년간 소말리아에서 내전이 이어지면서 소말릴란드는 자체 군대와 화폐를 보유하고 대선을 포함해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며 다른 소말리아 지역과 독립적으로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말리아 본토보다 소말릴란드 지역 치안 상황이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말릴란드는 최근 국제사회로부터 국가승인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동부 아프리카 내륙국 에티오피아가 소말릴란드의 홍해 항구인 베르베라 이용권을 확보하고 해병대 기지를 건설하기로 하는 한편 소말릴란드를 독립국으로 승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하지는 않았다.

소말릴란드는 국제규범과 전통에 느슨한 태도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압디라흐만 무함마드 압둘라히 소말릴란드 대통령은 지난 4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기업가 정신을 갖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말릴란드를 인정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한 데 대해 전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소말릴란드를 아는 사람이 있느냐"며 무심한 태도로 일단 반대 의견을 밝혔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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